의학·과학 건강

인공관절은 아직 이른 무릎, 관절경 받을까 주사 맞을까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절내시경 시행 장면(좌)과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 환자에게 주사 장면. 연세사랑병원 제공
관절내시경 시행 장면(좌)과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 환자에게 주사 장면. 연세사랑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연골이 닳아 무릎이 아픈데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엔 이르다. 이런 중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관절내시경으로 손상 조직을 정리하는 관절경 치료와 자기 지방에서 뽑은 세포를 무릎에 넣는 주사 치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치료를 1년간 비교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사랑병원 연구진은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관절경 치료와 자가 지방 유래 기질혈관분획(SVF) 주사의 치료 결과를 비교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메디시나(Medicina, IF 3.0)'에 지난달 23일 온라인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은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 계속된 켈그렌-로렌스(K-L) 2~3등급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치료 전 통증, 관절염 정도 등 13가지 특성을 맞춘 성향점수 매칭을 적용해 관절경 치료군과 SVF 주사군 각 203명, 모두 406명의 12개월 경과를 분석했다.

관절경 치료는 수술실에서 관절내시경으로 관절 속 손상 조직 등을 정리해 기계적 자극을 줄이는 방법이다. SVF 주사는 환자의 배나 엉덩이 등에서 지방 조직을 떼어내 분리한 여러 세포를 아픈 무릎관절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관절 내 염증과 생물학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연구되고 있다.

1년 뒤 통증 6점대→2점대… 두 치료 모두 효과

두 치료군 모두 치료 전보다 통증이 크게 줄었다. 0~10점 척도의 평균 통증 점수는 관절경 치료군이 치료 전 6.62점에서 12개월 뒤 2.42점으로, SVF 주사군은 6.57점에서 2.17점으로 내려갔다.

SVF 주사군은 6개월과 12개월 시점에 관절경 치료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통증 점수를 보였다. 6개월 평균 점수는 관절경 치료군 2.36점, SVF 주사군 2.14점(p=0.018), 12개월에는 각각 2.42점, 2.17점(p=0.009)이었다. 다만 통계모형으로 추정한 군 간 차이는 각각 0.22점, 0.26점에 그쳐, 연구진은 환자가 체감할 만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일 가능성은 낮다고 해석했다.

관절염 진행·인공관절 전환율은 '유의한 차이 없어'

12개월 동안의 전반적인 통증 변화 양상도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방사선상 관절염 진행 비율은 관절경 치료군 27.6%, SVF 주사군 24.1%로 역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인공관절 수술로 넘어간 비율은 관절경 치료군 12.3%, SVF 주사군 6.4%로 SVF 주사군이 수치상 낮았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인공관절 수술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서로 다른 두 치료법을 직접 비교하고 다양한 환자 특성을 반영해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무작위 배정이 아닌 후향적 연구이고 추적 기간이 12개월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이번 연구는 어느 한 치료가 더 우월하다거나 연골 재생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는 아니다"라며 "중기 관절염 환자의 치료 선택 폭을 넓힐 임상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고, 앞으로 장기 전향적 연구를 통해 기능 회복과 관절의 구조적 변화까지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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