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후보물질'서 '알고리즘·데이터'로"...AI신약개발, IP 판도 바뀐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식재산硏, 주요국 AI신약개발 정책 및 IP동향 보고서 발간
美·EU 규제체계정비 속 '특허·영업비밀·계약' 융합전략 부상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펴낸 'AI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AI 신약개발 정책과 IP 동향 분석' 보고서 표지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펴낸 'AI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AI 신약개발 정책과 IP 동향 분석' 보고서 표지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허가에 이르는 신약 개발 전 과정에 활용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경쟁 자산이 후보물질에서 AI플랫폼과 알고리즘, 데이터 등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정책과 국내외 기업의 지식재산(IP) 전략을 분석한 'AI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AI 신약개발 정책과 IP 동향 분석' 보고서를 3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은 모두 AI 신약개발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지만, 지원 정책과 규제·IP 전략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미국은 민간 중심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 인프라와 컴퓨팅 자원을 확충하면서 위험기반 규제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위험기반 규제체계는 AI 활용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와 검증 요건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약개발 전 주기에서 AI 활용을 위험기반으로 검증·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AI 위험규제와 건강데이터 활용체계를 병행한다. 안전성·투명성·기본권 보호와 AI 신약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신약 탐색부터 허가 후 안전관리까지 AI 활용 원칙을 제시했다.

중국은 국가 주도로 의약산업의 디지털·지능화 전환을 추진하면서 데이터 주권 확보와 IP 보호를 병행하고 있다. 의료·유전체 데이터의 국내 활용을 늘리는 한편, 국외 반출은 관리한다. 일본은 바이오뱅크·의료데이터 개방, AI 신약개발 플랫폼과 자율실험실 도입 등 산학연 협력 기반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통해 AI 모델·데이터·연구 인프라 확충과 글로벌 IP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의결하면서 신약개발, 뇌·역노화, 의료기기, 바이오제조, 농식품 등 5대 핵심 분야에 AI 바이오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연구자와 AI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가 함께 일하는 'AI 바이오 혁신 연구거점'도 올해 합성신약 분야 1개 시범거점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2개 이상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사례 분석에서는 Insilico Medicine사와 BenevolentAI사 등 해외 주요 기업이 독자적인 AI 플랫폼으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플랫폼 제공·공동개발·기술이전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기존 제약기업이 후보물질과 치료 용도 중심의 특허 확보에 집중하는 반면, AI 신약개발 전문기업은 사업모델에 따라 플랫폼·알고리즘 또는 후보물질 중심의 차별화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었다.

연구를 수행한 고유흠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AI 신약개발 경쟁이 후보물질을 넘어 플랫폼과 데이터로 확대됨에 따라 특허·영업비밀·계약을 결합한 다층적 IP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해외 IP 확보와 사업화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