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붉어지는 이유, '예민해서'가 아닙니다 [우수한의 우수한스킨노트]
[파이낸셜뉴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얼굴이 자주 붉어지고 한번 붉어진 얼굴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 경우,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따갑고 여드름처럼 붉은 뾰루지가 반복된다면 단순히 '피부가 예민해서' 나타나는 증상이 아닐 수 있다. 이럴 때 생각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 '주사(rosacea)'다.
얼굴 피부에는 수많은 작은 혈관이 분포해 있다. 체온이 올라가거나 감정적인 자극을 받으면 피부의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류가 증가하고 얼굴이 붉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더운 곳에 들어가거나 운동을 한 뒤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술을 마시거나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긴장하거나 감정이 격해졌을 때도 얼굴이 일시적으로 붉어질 수 있다. 정상적인 안면홍조라면 원인이 사라진 뒤 혈관이 다시 수축하면서 피부색도 원래대로 돌아온다.
반면 주사는 단순히 혈관이 잘 늘어나는 것만으로 설명되는 질환은 아니다. 주사는 주로 얼굴 중앙부에 반복되거나 지속되는 홍반과 홍조, 모세혈관확장, 구진·농포, 화끈거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피부 혈관과 신경의 반응이 과민해지는 '신경혈관 조절 이상'과 면역계의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 피부장벽의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사가 생기면 열이나 자외선, 매운 음식 등 다양한 자극에 얼굴이 쉽게 붉어지고 화끈거릴 수 있으며, 평소에도 붉은 기운이 남거나 피부 표면의 모세혈관이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증상이 두드러지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주사에서는 반복적인 홍조가 흔하게 나타나지만 일부 환자는 이를 처음으로 인식하는 증상처럼 느끼기도 한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술을 마시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었을 때 얼굴이 유난히 붉어지고, 더운 장소에 들어갔을 때 남들보다 쉽게 얼굴이 달아오르기도 한다. 이때도 역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피부가 단순히 민감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번 생긴 홍조가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볼과 코 주변의 붉은 기운이 평소에도 남아 있고, 피부 표면의 가느다란 혈관까지 눈에 띄기 시작한다면 주사를 의심해볼 수 있다.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따갑고, 건조한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평소 잘 사용하던 화장품을 발라도 따갑게 느껴지고 세안 후 얼굴이 심하게 붉어지는 등 피부가 전보다 훨씬 민감해졌다고 느낄 수 있다. 반복되는 안면홍조와 함께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민감성 피부로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주사의 특징 중 하나는 특정한 자극에 의해 증상이 쉽게 악화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자외선, 높은 온도, 뜨거운 목욕이나 사우나, 격한 운동, 술, 뜨겁거나 매운 음식, 급격한 온도 변화, 스트레스 등이 있다. 이러한 자극들은 피부의 혈관과 신경 반응에 영향을 주면서 홍조와 화끈거림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자외선은 주사의 중요한 악화 요인 중 하나다. 자외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피부의 염증 반응과 혈관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자외선 차단이 중요하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음식이나 환경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술을 마셨을 때 심하게 붉어지는 반면 다른 사람은 사우나나 운동 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주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많은 음식과 활동을 제한하기보다는 자신의 증상을 반복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관리 방법이다.
/우수한 더힐피부과의원 마포공덕점 원장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