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기흥 '카이로스', 파운드리 생산기지로…메모리 전환도 염두
파운드리 중심 설계…메모리 전환도 대비
AI 수요 변화 대응해 생산 유연성 확보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출발점인 경기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추진 중인 신규 반도체 시설 구축 프로젝트 '카이로스'의 중심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두기로 했다. 삼성 메모리 반도체 성장의 토대가 된 기흥을 첨단 파운드리 생산거점으로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파운드리 공장을 우선 건설하되, 초기 설계 단계부터 향후 메모리 생산시설로 전환할 가능성까지 고려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수요 변화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흥사업장 내 신규 반도체 시설 구축 프로젝트인 '카이로스'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카이로스는 개별 공장이 아닌 신규 시설 구축과 관련한 프로젝트명이다. 삼성전자는 카이로스 프로젝트를 통해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을 파운드리 공장으로 건설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흥사업장의 중장기 시설 확충 계획을 재검토하며 연구개발(R&D)과 생산 기능을 함께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특히 옛 종합기술원(SR5) 부지에는 당초 신규 R&D센터 2개 동을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반도체 생산시설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신규 팹의 용도를 두고 D램 생산라인과 파운드리 활용 가능성 등이 꾸준히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파운드리 생산시설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파운드리 팹으로 건설하면서도 향후 메모리 생산시설로 전환할 가능성을 초기 단계부터 고려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파운드리와 메모리는 생산 공정과 장비 구성에 차이가 있어 실제 생산라인 전환에는 추가 설비투자와 공정 조정 등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 상황과 생산 전략에 따라 시설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활용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용도 확정 후, 카이로스 프로젝트와 관련한 공사도 이미 진행 중이다. 삼성E&A는 최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카이로스 복합동·그린동·변전소 골조공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신규 생산시설의 활용 가능성을 폭넓게 고려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AI 가속기 등을 생산하는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생산능력 확보 경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반도체는 고성능 메모리와 첨단 로직 반도체를 함께 활용하는 만큼 두 분야의 기술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보유한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시장 수요와 고객사 투자계획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카이로스 프로젝트 역시 이 같은 중장기 반도체 투자 전략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전략은 기흥사업장의 역할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기흥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신규 생산시설을 확충하며 사업장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차세대 반도체 복합 R&D 단지인 'NRD-K'에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NRD-K는 메모리와 시스템LSI,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차세대 기술 연구와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시설이다. 카이로스 프로젝트까지 추진되면서 기흥사업장은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과 생산 기능을 함께 갖춘 거점으로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신규 생산시설 확보뿐 아니라 투자 시점과 설비 구성에 대한 판단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중장기 수요를 고려한 투자 전략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임수빈 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