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불암 마지막 배웅…초록우산 "사랑과 헌신의 삶, 이어가겠다"
고인 뜻 따라 닷새간 어린이재단장
발인·미사 뒤 초록우산 본부 고별
송일국 영정 들고 임직원들 배웅
지원받고 자란 청년들도 빈소 찾아
[파이낸셜뉴스] 45년간 어린이를 위한 나눔을 실천한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생전 마지막으로 들르고 싶다던 초록우산 본부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 고인의 도움으로 성장한 이들의 추모와 임직원들의 배웅 속에 닷새간의 장례가 마무리됐다.
■15년 만의 재단장, 300여명의 마지막 배웅
3일 초록우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별세한 고인의 장례는 유지와 유족 뜻에 따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졌다.
이번 재단장은 재단 차원의 최고 예우로, 역대 세번째다. 2010년 김석산 전 어린이재단 회장, 2011년 '철가방 우수씨'로 알려진 후원자 김우수의 장례 이후 15년 만이다.
발인은 2일 오전 7시40분 서울아산병원에서 유족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오전 9시께 여의도성당에서는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미사가 열렸다. 장례위원장인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고별사를 했고, 고인을 '이모부'라 부르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조가 '아베 마리아'를 불렀다.
미사를 마친 뒤 운구 행렬은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본부로 향했다.
홍보대사 송일국이 영정을 들고 장례위원들과 본부로 들어서자 임직원 300여명이 고개를 숙여 맞았다. 직원 대표는 '어른은 어린나무를 버텨주는 큰 나무가 되어야 한다'던 고인의 말을 되새기며 "그 큰 나무가 후원회장님이었다. 이제 저희가 그 자리를 이어가겠다"고 추도했다. 직원들은 눈물을 훔쳤고, 장례위원들은 헌화로 작별 인사를 전했다.
■아이들 곁에 남은 45년 나눔의 발자취
고인과 초록우산의 인연은 1981년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금동이를 입양하는 장면을 연기한 데서 시작됐다. 시청자들의 찬사와 기대에 부응하고자 아동 후원에 나섰다. 동료 연기자들의 후원 참여도 이끈 그는 1985년 전국후원회장을 맡았다. 스리랑카·에티오피아·우간다 등 해외 아동 지원에도 힘을 보탰다.
빈소에는 고인의 나눔으로 용기를 얻어 성장한 이들도 찾아왔다. 한 청년은 방명록에 "시설 살 때 큰 힘이 되어주신 선생님"이라며 "초록우산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선생님이 힘이 되어주시지 않았더라면 저는 이 세상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고인처럼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기부 의사를 밝힌 조문객도 있었다.
본부 1층과 홈페이지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도 시민들의 발길과 메시지가 이어졌다. 자녀에게 고인의 연기 인생을 설명하며 함께 헌화하는 가족, 지방에서 찾아온 시민들도 고인을 기렸다. 온라인에는 "저도 부족하지만 당신처럼 사랑을 실천하는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며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올라왔다.
황 회장은 "고인이 평생 실천하신 나눔은 수많은 어린이에게 희망이 되었고, 우리 사회에 오래 기억될 소중한 유산을 남겼다"며 "어린이를 향한 고인의 사랑과 헌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그 뜻이 더 많은 이들의 나눔과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