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왜곡 처벌·제주항 국가관리 전환… 위성곤 지사, 입법 협력 요청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 제주 방문
태양광 허가권 20MW 이하 이양 건의
제주신항 3조8278억원 재원 확보 과제
정부·의원입법 병행해 제도개선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제주4·3 역사왜곡 처벌 근거 마련과 제주신항 국비 확보를 위한 법 개정에 국회 차원의 협력을 요청했다. 3MW를 초과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허가권을 20MW 이하까지 제주도지사에게 이양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한라홀에서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을 만나 4·3특별법과 제주특별법 개정 등 주요 입법과제를 논의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국회의장 소속 입법·정책 전문 조사기관이다. 국회의원과 상임위원회의 입법 활동에 필요한 정책 분석과 법률 검토 등을 지원한다. 이번 간담회는 제주 현안을 국회 입법 연구에 반영하기 위한 협력 차원에서 마련됐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4·3특별법 개정이 제시됐다. 제주도는 4·3희생자와 유족의 고령화로 권리구제가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역사왜곡 처벌 근거와 유족회의 법적 지위 확보 등을 담은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현행 4·3특별법은 허위 사실을 유포해 희생자와 유족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별도의 처벌 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 역사왜곡 행위의 처벌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는 법 개정이 논의되는 배경이다.
제주특별법 개정 과제에는 재생에너지 인허가권 확대도 포함됐다. 제주도는 현재 3MW를 초과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허가권이 중앙정부에 있는 점을 들어 20MW 이하 사업의 허가권을 도지사에게 이양해 달라고 건의했다. 제주특별법에 따른 풍력발전사업 관리 권한과의 차이를 줄이려는 취지다.
제주신항 개발에 필요한 국비 확보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총사업비 3조8278억원 규모의 제주신항 사업은 국비로 계획된 재원만 2조5253억원에 달한다. 제주도는 현행 지방관리항 체계로는 대규모 재정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제주항을 국가관리항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 개정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발사업 관련 규제 개선도 건의했다. 유원지와 관광단지로 중복 지정된 사업부지의 제3자 매각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제한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에서 발생하는 생활·산업 비용 부담도 국가 입법과제로 제시했다. 제주와 육지를 잇는 해상 운송구간을 가상의 도로로 인정해 추가 운송비를 지원하는 '거리등가제' 도입과 섬 발전 촉진법의 제주 적용을 요청했다.
탄소중립 선도 지자체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와 전기차 세제 보완,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발전사업자 지위 인정, 고압직류송전(HVDC) 연계에 따른 전력망 이용료 형평성 확보도 협력 과제에 포함됐다.
입법 추진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제주도는 그동안 여러 제도개선 과제를 묶어 정부입법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처 협의 등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한 과제는 정부입법으로 추진하고, 시급한 제도개선은 국회의원 발의 법안으로 병행하는 상시 입법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
위성곤 지사는 "제주가 특별자치도로서 새로운 제도를 실험해 왔지만 지리적 특수성에 따른 불평등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국회입법조사처가 섬 지역의 구조적 불이익을 조사하고 입법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법의 특성상 제주의 특수성에 맞지 않거나 권한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현장의 어려움을 검토하고 필요한 입법·제도 개선 방안을 함께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