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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판로에 달렸다"… '3000억 해태HTB' 매각 순항할까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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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003230), LG생활건강(051900), LG생활건강우(051905)

'내수' 해태HTB 작년 매출 3742억
'수출' 삼양식품의 5분의 1에 그쳐
음료 브랜드IP·판매권 이전 추진
인수자 해외진출 기반 마련 주목

"해외 판로에 달렸다"… '3000억 해태HTB' 매각 순항할까

2010년 비슷한 출발선에 섰던 삼양식품과 해태음료(현 해태HTB)의 성장 경로가 15년 만에 크게 엇갈렸다. 당시 2700억원 안팎이었던 두 회사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별도 기준 5.1배까지 벌어졌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개척한 삼양식품이 가파르게 성장한 반면 내수와 계열사 거래 중심의 해태HTB는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둔화했다. 수출 경쟁력과 해외 판로 확보 여부가 식음료 기업의 장기 성장성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사업구조는 현재 진행 중인 해태HTB 매각에서도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해태HTB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대가격은 약 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요 음료 브랜드의 지식재산권(IP)과 레시피, 국내외 판매권 등을 해태HTB에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독자적인 해외시장 개척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전체 매출의 45.9%가 코카콜라음료와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어 인수 이후 기존 거래를 유지하면서 해외 판로까지 확대할 수 있을지가 기업가치 평가의 관건으로 꼽힌다.

■15년 성장 격차 가른 해외 진출 전략

금융투자업계와 관련 기업 재무자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2010년 별도 매출액은 2726억원으로 해태음료(2792억원)보다 66억원 적었다. 그러나 지난해 삼양식품의 별도 매출은 1조9018억원으로 598% 증가한 반면 해태HTB는 3742억원으로 34%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해외 매출 비중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1조8838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80.1%를 차지했다. 반면 해태HTB는 172억원으로 4.6%에 불과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 매출 1조48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7.2% 성장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82.9%로 높아졌다.

같은 음료업종에서도 성장 격차가 확인된다. 알로에 음료 전문기업 OKF의 매출은 2010년 219억원에서 지난해 1196억원으로 약 4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태HTB 성장률 34%를 크게 웃돈다. OKF는 18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회사 측에 따르면 글로벌 알로에 음료 시장 점유율은 약 76%에 달한다. 2010년 해태HTB의 매출은 OKF의 12배를 웃돌았지만 이후 15년간 성장률에서는 OKF가 앞섰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음료산업에서도 해외 판로와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확보 여부가 장기적인 성장 격차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IP·수출권 이전이 관건

해태HTB가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못했던 배경에는 기존 사업구조와 브랜드 권리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미국 코카콜라 본사로부터 원액을 공급받아 국내에서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보틀링(Bottling)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해태HTB 역시 주요 음료 브랜드의 지식재산권(IP)과 판매권을 코카콜라음료 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어 독자적인 브랜드 운영과 해외 판로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는 평가다.

이번 매각을 계기로 사업구조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주요 음료 브랜드의 IP와 제조법, 국내외 판매권을 해태HTB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권리를 넘겨받으면 인수자는 기존 브랜드를 직접 관리하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사업 확장 가능성은 이전되는 권리의 범위와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기존 계열사 거래를 유지하는 것도 과제다. 지난해 해태HTB가 코카콜라음료와의 거래에서 올린 매출은 1719억원으로 전체의 45.9%에 달했다. 코카콜라음료는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인수 이후 거래 규모가 줄어들 경우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기존 매출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가 인수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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