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행정 확대하는 제주… 성별 편향·서비스 격차 점검 논의
성평등가족부·제주여성가족연구원 포럼
4일 AI 행정 성별영향평가 대응 모색
도민 61명, 안전·돌봄·일자리 개선 제안
제주시·서귀포시 정책수요 차이도 확인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행정서비스에 성별영향평가를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행정서비스의 AI 전환 과정에서 데이터의 성별 편향과 서비스 이용 격차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다.
3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가 주최하고 제주여성가족연구원과 제주성별영향평가센터가 주관하는 제12회 제주 성인지정책 발전 포럼이 4일 오후 3시 제주시 산지로 제주여성가족연구원 2층 온지실에서 열린다.
'성평등한 AI 기반 행정·서비스 전환, 제주 기본사회를 완성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제주도가 추진하는 AI 행정혁신 정책에 성평등 관점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도는 민선9기 주요 정책과제로 AI 행정비서와 도민비서, 데이터 기반 정책결정 등 행정서비스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 효율성과 이용 편의를 높이는 과정에서 성별에 따라 정보 접근이나 서비스 이용에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성별영향평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법령·계획·사업을 수립하거나 시행할 때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 개선에 반영하는 제도다. AI 행정에서는 학습데이터와 알고리즘의 편향, 서비스 접근성, 정책 수혜의 차이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전국적으로도 성별영향평가를 통한 정책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지방정부가 평가한 법령과 사업 등은 2만5721건이다. 이 가운데 7291건에 대해 개선을 추진해 4401건을 이행했다.
제주에서도 도민이 체감하는 정책수요를 성평등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지난 10월 30일 발간한 정책브리프 106호 '2026년 제주여성가족연구원 도민 참여단이 제안한 정책과제와 성평등 관점의 시사점'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생활여건에 따른 정책수요 차이가 담겼다.
연구원은 지난 7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각각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참여단은 제주시 40명과 서귀포시 21명 등 61명으로 구성됐다. 성평등·안전과 경제·일자리, 돌봄·출생, 인구·공동체, 주거·복지 등 5개 분야의 정책과제를 논의했다.
제주시에서는 디지털 범죄 대응과 분산된 행정서비스의 통합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딥페이크·불법촬영 피해에 대응하는 AI 챗봇 기반 24시간 상담·신고체계와 피해지원기관 연계, 신고 처리과정 안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기 위한 AI 기반 안부 확인과 정서지원 서비스도 제안됐다. 고령층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복지시설과 연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귀포시에서는 읍·면지역의 이동 부담과 돌봄서비스 접근성 문제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출퇴근 교통비 지원과 통근수단 연계, 긴급돌봄 인력 확보, 의료·복지서비스의 통합 제공 등이 주요 제안에 포함됐다.
연구원은 새로운 사업을 늘리는 것과 함께 기존에 분산된 서비스를 주민이 쉽게 찾고 이용하도록 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역과 가구형태, 돌봄 부담 등에 따라 서비스 접근 여건이 달라지는 점도 정책 설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번 정책브리프는 7월 도민 원탁회의의 제안을 정리한 별도 연구 결과다. 4일 포럼에서는 이러한 생활밀착형 행정서비스의 AI 전환 과정에서 성별영향평가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이다.
주제발표는 임소연 동아대학교 융합대학 교수가 맡는다. 'AI 기반 행정·서비스 전환에 따른 성별영향평가 대응 방안'을 주제로 AI 활용 유형별 평가 과제와 정책 추진전략을 제시한다.
이어 정은숙 제주여민회 대표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한다. 송리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과 고명희 제주성별영향평가센터 컨설턴트, 고지영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기범 제주도 AI혁신추진단 AI데이터팀장, 배화정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실 성인지정책팀장이 참여한다.
김엘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은 "제주도 AI 정책에 성평등 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정책 발굴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제주도가 추진하는 AI 행정서비스를 성별영향평가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다. 데이터의 편향뿐 아니라 디지털 이용 능력과 돌봄 부담, 지역별 접근 여건을 정책 설계 단계에서 어떻게 반영할지가 주요 과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