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반세기 키운 대한항공 넘보는 호반
[파이낸셜뉴스]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12월 통합을 앞두고 있다. 1969년부터 한진그룹이 공들여 키운 끝에 세계적인 항공사로 날아오르려는 것이다. 이륙 직전 변수를 맞았다. 호반그룹이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늘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 확대 신고에 따라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인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분율 0.48%인 32만5000주 매수를 공시하면서 지분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의 지분 확대는 호반과 무관하게 계획됐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호반과 지분경쟁을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취지로 읽힌다. 조 회장의 경영권이 건재하고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이룬 델타항공 등 우호지분이 상당해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에 우호적인 대주주인 일본항공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칼은 사실 여부를 떠나 호반과는 관련 없는 행보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는 단순히 최다출자 여부만 따지지 않는다. 주식 분산도와 상호 관계를 살펴보기에 사실상 우호지분 상황을 고려한다. 대표적인 우호주주인 델타항공만 해도 지분율이 14.9%라 조 회장과 이해관계인들의 지분인 20.57%와 합하면 35%가 넘는다. 조 회장이 전날 공시한 지분 매입이 12월부터 시작해 새해 첫날 마치면 36%에 달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간이심사에 그치며 호반그룹의 '단순투자' 목적 지분 확대만 승인하는 정도로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2월 통합 대한항공,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통합 진에어가 조 회장 주도로 출범하는 데에는 이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호반 발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맞춰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독립이사 3명 임기가 만료된다. 호반그룹이 이사회 진출을 시도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또 10.58%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의 행보도 변수다. 항공산업 구조재편을 지원하며 보유하게 된 지분이라,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한편 통합 대한항공으로 성장하기까지 한진그룹은 반세기 넘게 힘을 쏟아왔다. 1969년 조중훈 창업주가 정부로부터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만성적인 적자와 채무를 털어냈고, 글로벌 항공동맹 '스카이팀' 창설에 참여할 정도의 우량 항공사로 키워냈다. 2008년에는 LCC 진에어를 설립했고, 2024년 아시아나항공을 품고 세계적인 항공그룹으로 거듭났다.
[email protected] 김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