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 지원 끊는다…"더는 돈 필요 없어"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말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연간 40억달러(약 5조7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수개월 전 이미 합의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이스라엘에 매년 38억달러의 군사원조를 제공하도록 한 기존 협정은 2028년까지 유효해 실제 지원 중단 범위와 이행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비비 네타냐후와 나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매년 40억달러를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수개월 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미 올해 말까지 이스라엘에 더 이상 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이스라엘이 필요로 한다면 도울 것이지만 지금은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군사 지원 없이도 필요한 무기를 구매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살 수 있다. 유럽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지원 중단 대상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기존 양해각서(MOU)에 따라 이스라엘에 연간 38억달러의 군사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이 협정은 2028년 만료될 예정으로, 양국은 이후 지원 체계를 어떻게 조정할지를 놓고 협의를 진행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미국의 군사원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 5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의 군사 지원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미국 연방 하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이스라엘이 원조 수혜국에서 동반자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 중간선거 당일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좌파 정치인들이 대이스라엘 지원 문제를 공화당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좌파는 누구나 알고 있는 40억달러의 지원금을 불공정의 상징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내 이스라엘 지원 여론은 가자지구 전쟁 이후 크게 악화됐다. 지난 6월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48%, 민주당 지지자의 66%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지원한다고 응답했다. 2017년 같은 조사에서 각각 16%, 20%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후보들이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기존 대이스라엘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기존 군사원조 협정의 조기 종료 여부와 실제 예산 집행 방식도 확인되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