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이것만 드세요"…심야에 건넨 물김치 한 그릇이 만든 기적 [따뜻했슈]
[파이낸셜뉴스] 영업이 끝난 늦은 밤, 위독한 할머니를 위해 물김치를 구하러 달려온 청년에게 댓가 없이 음식을 내어준 식당 사장의 사연이 알려져 온라인 공간에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4일 연합뉴스tv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가 겪은 특별한 일화가 게재됐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10월 31일 오후 10시 30분께,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홀로 매장 카운터를 정리하던 중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의 남성은 다급한 목소리로 "지금 달려가고 있다. 할머니가 다른 건 안 드시고 물김치만 조금 드신다"며 "물김치를 살 수 있겠느냐"고 애원하듯 물었다.
A씨는 곧장 물김치를 챙겨 들고 1층으로 내려가 남성을 기다렸다. 잠시 후 맨발에 슬리퍼 차림을 한 청년이 숨을 헐떡이며 달려왔고, 품에서 구겨진 1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건넸다.
하지만 A씨는 돈을 한사코 사양했다. A씨는 "돈은 됐다. 그냥 빨리 가서 할머니 먼저 챙겨드리라"며 물김치만 손에 쥐여 보냈다. 청년은 연신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어둠 속으로 뛰어갔다.
감동은 일주일 뒤 이어졌다. 어느 날 예약 없이 25명가량의 단체 손님이 식당을 찾았다. 검은 옷차림에 다소 차분한 분위기로 들어선 일행 사이에서 낯익은 얼굴이 A씨에게 다가왔다. 일주일 전 물김치를 받아 갔던 바로 그 청년이었다.
청년은 A씨에게 "사장님, 할머니 장례를 잘 치르고 왔다. 저번에 주신 물김치가 정말 너무 고마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동행한 유족들에게 A씨를 가리키며 "저번에 물김치를 그냥 챙겨주신 사장님"이라고 소개했다.
A씨는 그제야 청년이 한밤중에 왜 그토록 절박하게 물김치를 찾았는지 깨달았다. A씨는 "순간 무슨 상황인가 싶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며 "할머니의 마지막 길에 작은 온기라도 보탤 수 있어 다행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회상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임종을 앞둔 할머니가 유일하게 드셨던 마지막 음식이었을 것", "가족들이 장례를 마치고 그 식당을 다시 찾은 마음이 너무 따뜻하다", "각박한 세상에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사장님의 온정이 한 가족의 마지막 기억을 지켜줬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찬사를 보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