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난대" 루머에 400만원어치 재난 가방 쌌다…SNS 덮친 '사재기 열풍'
[파이낸셜뉴스] 유럽 국가들이 국민에게 전쟁 대비 물자를 준비하라고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생수와 비상식량 등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이른바 '전쟁 대비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에펨코리아'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뜬금없이 전쟁을 준비하자는 스레드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작성자 A씨는 "유럽 국가들이 갑자기 국민들에게 전쟁 물자 준비하라고 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쓰지도 않을 물건을 사재기하는 게 유행이 됐다"며 SNS 이용자들이 올린 비축 물품 사진을 소개했다.
이용자들은 "비상식량 30만원어치 주문했고 배낭도 싸고 있다", "물 100L 샀다" 등 자신이 구매한 목록을 공유했다.
한 이용자는 "5인 식구 각 하나씩 재난 가방을 마련하는 데 400만원 들었다"며 비축 물품 목록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품목에는 소변응고제와 비옷, 일회용 속옷, 성냥, 가위, 침낭, 통조림, 볶음김치, 마스크, 안전모, 재난 라디오 등이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전쟁 대비, 다들 혹시 모르니 비축해놔라"며 대형마트 쇼핑카트에 통조림과 라면, 과자 등 각종 식료품이 가득 담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소문의 발단은 영국과 일본의 대국민 권고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비 레디'(Be Ready) 캠페인을 발표하고 각 가정에 생수, 상하지 않는 음식, 손세정제, 화장실용품, 손전등, FM 라디오, 현금 등 사흘간 버틸 물품을 갖추라고 권고했다. 일본에서도 호소노 고시 방재상이 방재청 출범을 앞두고 최소 사흘분, 가급적 1주일 치 식품과 생필품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전쟁 대비와는 거리가 멀다. 영국 정부는 캠페인의 취지를 '전력이나 물, 인터넷 등의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악천후 같은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일본 역시 대규모 재난에 대비하도록 촉구하기 위한 맥락에서 나왔다.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등 다른 유럽 국가도 자국민에게 비슷한 안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으나 이들 국가의 안내는 최근 나온 것이 아니고 권고 취지도 영국·일본과 비슷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이 확전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들어 유럽이나 일본 여행경보가 상향 조정된 기록은 없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