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는 HUG가, 보증금은 공공이…'전월세 안심신탁' 첫 임대인 모집
임대인에 연 4.35% 월 수익 지급
2027년 1월부터 순차 입주
[파이낸셜뉴스] 집주인은 연 4.35%의 월세를 연체 걱정 없이 받고, 세입자는 보증금을 떼일 걱정 없이 전세로 사는 '전월세 안심신탁'이 첫 참여자 모집에 돌입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은 이날 시중 월세 물건을 전세로 돌려 세입자에게 공급하는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의 첫 임대인 모집공고를 냈다. 지난 8월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로, 그동안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계약 구조와 참여 요건, 임대인 혜택을 확정했다.
계약은 임대인과 전월세안정화기구인 HUG, 임차인 세 당사자가 함께 맺는다. 세입자가 HUG 전용 계좌에 넣는 돈(예치금)은 집주인을 거치지 않고, 집주인에게 반환 의무도 없어 민법상 보증금으로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는 '보증금 없는 월세' 계약이 성립한다. 그래도 일반 임대차와 똑같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돼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증액 상한(5%), 대항력이 보장된다. 집주인 빚 때문에 집이 압류되거나 경매에 넘어가도 예치금은 HUG가 보관하고 있어 안전하다. 세입자는 계약할 때 예치금의 10%를, 입주할 때 나머지 90%를 낸다.
집주인은 공고에 제시된 약정 수익률에 따라 계약 기간 내내 HUG로부터 매달 월세를 받는다. 수익률은 시장 금리를 반영해 반기마다 공고 때 새로 정하며, 한번 정해지면 갱신 계약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집이 망가지는 경우 등에 대비한 보증금 본래의 담보 기능을 살리기 위해, 계약 종료 때 집주인이 합리적인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면 HUG가 예치금 일부를 잠시 묶어둔다.
참여 문턱은 주택에만 뒀다. 임대인·임차인의 소득과 자산은 따지지 않는다. 주택 유형에도 제한이 없지만 집값이 20억원 이하이고 기존 선순위 부채가 집값의 80% 이하여야 한다. 국세·지방세를 체납한 경우 등은 가입이 막힌다. 예치금은 적정 전세 시세 안에서만 허용된다. 전세형 외에 세입자가 따로 월세를 내는 보증부 월세형도 가능하다. 다만 월세를 전세로 돌린다는 취지에 맞춰 월세가 예치금의 240분의 1에 못 미치는 준전세형까지만 받는다.
집주인 혜택도 내걸었다. 개인·법인 임대인이 HUG에서 받는 월 수익에는 소득세·법인세를 50% 깎아주고, 감면액에 붙는 농어촌특별세(세율 20%)도 물리지 않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안심신탁 계약을 맺고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사하면 실거주 의무 예외를 인정해, 월 수익과 주택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게 한다. 계약이 끝나고 다음 세입자를 들이기 전 빈집이 생기면 안심신탁을 이어가는 조건으로 최대 두 달치 수익도 준다. 세입자는 예치금에 쓸 전용 전세대출을 이용할 수 있고, 요건을 갖추면 버팀목 대출도 연내 쓸 수 있게 된다. 양측 모두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나 임대보증금보증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 보증료 부담도 던다.
관건은 집주인의 참여다. 이번 수익률 4.35%는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과 빌라 전월세전환율보다 낮다. 보증금을 월세로 돌려 직접 받는 편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토부 설문에서도 수익률을 4.85%로 가정했을 때 참여 의향을 밝힌 임대인은 약 20%에 그쳤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지난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금리가 내려가면 고정 수익을 주는 HUG에 역마진이 쌓이고, 금리가 오르면 임대인 참여 유인이 사라진다며 시장금리와 연동하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전세금을 공공이 책임지고 보관하는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임차인에게는 전세사기 걱정 없는 전세를, 임대인에게는 연체·공실 걱정없는 월세를 제공하는 새로운 선택지"라며 "제도도입 초기인 만큼 사업 운영 단계에 차질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임대인·임차인에 대한 참여 혜택을 제공하여,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이 임대차 시장의 또 하나의 계약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