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우호지분 결집 속도…한진칼 경영권 방어전 새 국면
DS투자증권, 산은 지분 매각 지연 가능성
내년 주총까지 지배구조 관심 지속
산은은 관망, 호반은 장기전 대비
[파이낸셜뉴스] 한진칼을 둘러싼 지분 경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력이 주목받고 있다. 호반그룹이 지분 추가 취득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하고 있지만, 조 회장 측은 지분 확대와 기존 우호주주와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이 늦춰질 가능성도 단기적으로는 현 경영권 구도 유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DS투자증권 김수현 센터장은 한진칼 지배구조 관련 코멘트에서 호반그룹의 기업결합 신고와 조 회장의 지분 추가 매입으로 시장의 경영권 경쟁 기대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호반은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보한 뒤 최다출자자 변경 가능성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에 조 회장도 한진칼 주식 32만5000주를 약 37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은 약 21.06%로 높아진다.
다만 최다출자자 지위와 실질적인 경영권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조 회장 측은 델타항공 등 기존 우호주주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호반이 추가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곧바로 경영권을 가져오는 구조는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캐스팅보트를 쥔 산업은행의 움직임도 조 회장 측에 중요한 변수다. 산은은 한진칼 지분 10.58% 매각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및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등 항공산업 구조개편 마무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에도 지분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호반의 재무적 투자 성과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DS투자증권은 호반의 한진칼 지분 평가이익을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김 센터장은 "경영권 확보 여부와 별개로 상당한 투자 성과를 거둔 만큼, 호반이 단기간에 경영권 경쟁을 본격화할 유인이 제한적일 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자금 동원력의 차이가 변수다. 호반은 법인 차원의 현금 여력을 갖춘 반면 조 회장은 개인 자금과 주식담보대출 등을 활용해야 한다. 다만 조 회장 측은 기존 경영 기반과 우호주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단순한 자금력 비교만으로 경영권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
한편 DS투자증권은 당분간 실제 지배구조 변화보다 시장의 경영권 분쟁 기대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칼 주가가 이틀간 46% 상승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산업은행의 지분 처리 방향이다. 조 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기반으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호반의 추가 지분 확보 여부가 중장기 지배구조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