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LH, 2030년까지 모듈러주택 1.8만호 발주…'규모의 경제'로 단가 인하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공장 제작 진행 맞춰 기성 지급·물량-단가 연동제 도입

LH가 지난 3일 모듈러주택 활성화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지난 3일 모듈러주택 활성화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파이낸셜뉴스] 2030년까지 4조8000억원 규모의 모듈러주택 일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시장에 풀린다.

4일 LH에 따르면 이성훈 LH 사장은 전날 서울지역본부에서 엔알비, 플랜엠, 유창, 금강공업, 대승엔지니어링, 자이가이스트 등 국내 대표 모듈러 제조기업 6곳과 '모듈러주택 활성화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10월 20일 대통령이 인천계양 3기 신도시 현장을 찾아 지시한 모듈러주택 대량생산 체계 구축, 발주 확대를 통한 설비투자 유도와 제작단가 인하를 서둘러 실행하기 위한 자리다.

LH는 이날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 등 정부 공급정책에 맞춰 짠 'LH 모듈러 발주계획'을 업계에 공개했다. 우선 남양주왕숙2 A10블록(555가구), 고양창릉 A3블록(668가구), 포천송우2 A1블록(916가구) 발주를 빠르게 마무리한다. 이후 2027∼2030년에는 수도권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해마다 3000가구 이상을 발주한다. 연도별 물량은 올해 2200가구, 2027년과 2028년 각 3500가구 이상, 2029년 4000가구 이상, 2030년 4500가구 이상이다. 특히 내년 물량은 앞당겨 3500가구 이상으로 늘린다. 안정적인 물량을 보장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제조사의 불안을 덜겠다는 것이다.

제도도 손본다. 민간의 기술개발과 자동화 설비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기술유도 기간'을 새로 둔다. 첫 적용 대상인 포천송우2 A1블록은 연말에 미리 발주해 사업자 선정 뒤 착공 전까지 R&D와 자동화 양산을 준비할 시간을 준다. 모듈러가 현장에 반입된 뒤에야 지급하던 기성은 공장 제작 진행에 맞춰 나눠 주는 방식으로 바꾼다. 시장 초기라 자동화 설비 등에 큰돈을 들여야 하는 업계의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규모별·연도별 단가 인하 목표를 정하고 원가 절감 실적에 따라 물량을 나눠주는 물량-단가 연동제도 도입한다.

업계는 환영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제조사 경영진은 "그간 일회성 단발 발주로 공장 가동률 유지와 설비투자 결정에 애로가 많았다"며 "전례 없는 1.8만 가구 대규모 연속 발주에 깊이 감사드리며, 민간 업계 역시 자동화 라인 투자를 통해 제작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고품질 주택공급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존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20∼30% 줄일 수 있는 모듈러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발주 체계 혁신, 건식 바닥과 시스템 냉난방 등을 담은 모듈러 특화 기준 신설, 품질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LH는 세종 5-1블록(12층, 450가구)과 장수명주택 우수등급을 받은 의왕초평 A4블록(22층, 381가구) 등 실증 단지에서 검증한 기술로 품질 관리 체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을 마친 36㎡, 46㎡, 54㎡ 모듈러주택의 표준 도면을 바탕으로 주문을 받은 뒤 대량생산하는 체계를 먼저 갖추고, 시장이 무르익으면 미리 만들어 두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 공기와 원가를 함께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모듈러주택은 건설인력 고령화와 숙련공 부족, 안전사고 및 품질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고 국가 주택공급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핵심 솔루션"이라며 "대규모 발주라는 마중물을 통해 민간의 과감한 설비투자와 단가 경쟁력을 높이고, K-모듈러 주거 생태계를 구축해 미래 주택산업의 대전환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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