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월가 투자자들 AI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 주목
뉴욕 월가, 美 주지사 선거에 'AI 투자 운명' 걸어
36개 주지사 선거, AI 인프라 확장의 최대 분수령으로 부상
오하이오·텍사스 등 데이터센터 거점 초박빙
민주당 승리 시 차질 우려
[파이낸셜뉴스] 미국 금융시장이 3일(현지시간) 실시 중인 미 중간선거 중 36개 주지사 선거 결과에 비상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 외에 유권자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을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주지사 선거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어서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지사 선거가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는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입지 및 전력·용수 허가권이 주(州) 및 지방정부의 권한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월가 자산운용사 크레셋의 조셉 지들 수석 투자전략가는 "모든 중간선거가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는 많은 지역 표심에 AI 데이터센터 건설 여부 자체가 사실상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는 점에서 특히 결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소음, 전력난,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인들 역시 이러한 민심을 반영해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며 표심을 자극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 전역의 대표적 데이터센터 거점인 오하이오주와 텍사스주의 주지사 선거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에서 친기업·규제 완화 성향의 공화당 대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비안코 리서치의 짐 비안코 대표는 "주지사 선거, 특히 텍사스주 선거는 현재 AI 투자의 척도로 인식되고 있다"며 "만약 텍사스에서 그레그 애벗(공화당) 주지사가 낙선한다면, 현 시점의 AI 투자 모멘텀에는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선거는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 시점에 치러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 상승세를 이끌어온 빅테크의 AI 지출 폭증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면서, 지난 2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10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 선거 당일 나스닥은 0.7%, S&P 500 지수는 0.4% 반등하는 데 그쳤다.
투자자들은 특정 당이 상하 양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하지 않는 분할된 의회를 가장 이상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의 견제로 신규 규제나 대규모 지출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는 교착 상태가 역사적으로 위험 자산 시장에는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데니스 치즘 전략가는 "시장이 전통적으로 선호해 온 것은 바로 분할 정부"라며 "입법 추진력이 약화되면 정책 규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싹쓸이하는 '블루 웨이브'가 나타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분할 정부와 유사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크레셋의 지들 전략가는 민주당이 의회를 모두 장악할 경우 "기업들에 대한 청문회 소환이나 의회 조사 요구가 급증해 기업들의 의사 결정과 투자 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