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압승에 글로벌 증시 급락…AI 투자 제동 우려[美 중간선거]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보다 큰 승리를 거두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이 연방 의회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거점인 텍사스와 오하이오 등에서도 승리하면서 미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인 AI 인프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의미하는 이른바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현실화하면서 4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2.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도 1.2% 떨어졌다. 유럽 스톡스600지수 선물 역시 1.3%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4.5% 급락하며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한국 코스피지수도 장중 3.4% 하락했다. 미국 AI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아온 반도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하락하고 있다. 오픈AI 지분 약 13%를 보유한 일본 소프트뱅크도 한 때 9.1%까지 하락했다.
달러화 역시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5% 하락하며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과 AI 인프라 투자 둔화가 미국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 강화다.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다수당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텍사스와 오하이오 등 주요 AI 투자 거점에서도 승리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텍사스와 오하이오 주지사는 토지 용도 규제와 인허가 절차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 건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전력 소비와 지역사회 부담 등을 이유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거나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일반적으로 분점정부는 정책 변화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이지만 이번에는 민주당이 AI 규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발이 초당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AI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가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미국 증시에서는 AI 투자 확대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었다.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나스닥100지수는 이번 주까지 약 10%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여기에 중간선거 결과까지 겹치면서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 하락 압력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