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영업·무급가족종사 32.9%… 전국보다 10.2%p 높아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8만8000명
제주 고용률 71.9%… 전국 63.3%
전국 신규 창업 21.7% 취업난 탓
비경제활동인구 7만7000명 증가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 비중이 32.9%로 전국 평균보다 10.2%포인트 높았다. 전국에서는 임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창업했다는 신규 자영업자 비율이 1년 새 17.9%에서 21.7%로 상승했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와 지난 9월 9일 발표된 제주지역 고용동향을 비교한 결과, 제주 취업자 41만5000명 가운데 비임금근로자는 약 13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제주 비임금근로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증가 규모인 1만2000명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비임금근로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임금을 받지 않고 일하는 무급가족종사자를 합한 개념이다.
제주 자영업자는 11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000명 증가했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8만8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79.3%를 차지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사업 규모와 소득수준은 서로 다를 수 있어 이들을 모두 영세하거나 경영난에 처한 사업자로 볼 수는 없다.
제주는 높은 고용률과 자영업 중심의 고용구조가 동시에 나타났다. 지난 8월 제주 고용률은 71.9%로 전국 평균 63.3%보다 8.6%포인트 높았으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제주 경제활동참가율도 72.4%로 전국 평균 64.6%를 웃돌았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용률은 높지만 전체 취업자의 3분의 1가량이 비임금근로자인 만큼 고용의 양적 확대와 함께 소득 안정성, 사회보험 가입, 사업 지속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도 확대됐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발표한 8월 여성고용동향에 따르면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2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6000명 증가했다. 반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9만명으로 6000명 감소했다.
전국 고용시장에서는 자영업자 수가 증가하는 동시에 신규 창업자의 사업 시작 동기와 자금 조달 방식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국가데이터처의 이번 부가조사에 따르면 전국 비임금근로자는 662만5000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7만1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2915만1000명의 22.7%로, 지난해보다 비중이 0.1%포인트 높아졌다. 전국 비임금근로자는 2023년 672만4000명에서 2024년 665만7000명, 2025년 655만4000명으로 감소하다 올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8만1000명으로 4만7000명 증가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30만3000명으로 6만2000명 늘었고, 무급가족종사자는 84만1000명으로 3만7000명 감소했다.
신규 창업에서는 취업난을 이유로 사업을 시작한 비율이 높아졌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는 30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6000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약 25만명으로 82.2%를 차지했다.
신규 자영업자의 창업 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가 70.8%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보다 3.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 창업했다는 응답은 17.9%에서 21.7%로 3.8%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자영업자 5명 중 1명 이상이 임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사업을 시작한 셈이다.
창업자금 규모에서도 소액 창업 비중이 확대됐다. 최초 사업자금이 500만원 미만인 신규 자영업자는 35.2%로 지난해보다 3.3%포인트 높아졌다. 해당 항목에는 별도의 사업자금이 필요하지 않았던 경우도 포함됐다. 사업자금 500만~2000만원 미만은 19.8%, 2000만~5000만원 미만은 16.8%, 5000만~1억원 미만은 17.3%였다.
창업자금 조달방법으로는 본인이나 가족이 마련한 돈을 활용했다는 응답이 70.3%로 가장 많았다. 은행·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을 이용했다는 비율은 18.9%였다. 자금 조달방법은 복수응답 기준이다.
창업 준비기간은 1~3개월 미만이 47.0%로 절반에 가까웠다. 창업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사업정보와 경영 노하우 습득(28.4%), 사업자금 조달(24.1%), 판매선 확보 및 홍보(23.6%)가 꼽혔다.
업종별 비임금근로자 규모도 엇갈렸다. 도매·소매업은 지난해보다 7만5000명 증가했고 전문·과학·기술업은 2만5000명, 운수·창고업은 2만명 늘었다. 반면 농림어업은 9만4000명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도 4만7000명 줄었고 제조업은 3만8000명 감소했다.
전국 숙박·음식점업 비임금근로자의 평소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52.5시간으로 조사 대상 업종 가운데 가장 길었다. 전체 비임금근로자의 평균인 44.1시간보다 8.4시간 많았다.
사회보험 가입에서는 자영업자의 83.3%가 국민연금 가입자이거나 공적연금 수급권자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65.5%로 0.4%포인트 높아졌다.
고용시장 밖에 있는 인구의 취업·창업 의사는 오히려 줄었다. 같은 날 발표된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전국 비경제활동인구는 1629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7000명 증가했다. 15세 이상 인구의 35.4%에 해당한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하지 않았고 최근 4주 동안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사람으로, 학생과 가사·육아 전담자, 은퇴자 등이 포함된다.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실업자와는 구분된다.
이 가운데 향후 1년 이내 취업이나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324만명으로 지난해보다 6만1000명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4%에서 19.9%로 하락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 상태에 있는 인구는 255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9000명 줄었다. 15~29세 쉬었음 인구 가운데 35.2%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고 있다고 답했다. 30대에서도 같은 응답이 32.3%로 지난해보다 5.0%포인트 상승했다.
전국에서는 취업난을 이유로 창업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제주에서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의 비중이 높은 고용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부가조사의 창업 동기와 자금 조달, 쉬었음 인구의 세부 사유는 전국 기준으로 발표돼 제주지역의 특성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제주지역 고용정책에서도 높은 고용률과 취업자 증가에 더해 비임금근로자의 소득 안정성, 창업 준비 여건, 사회보험 가입과 사업 지속 가능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할 과제가 확인됐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