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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패배해도 안심 못해" 日언론, AI 규제·방위비 압박 경계[美 중간선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기료 급등에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
닛케이 장중 3000p 넘게 하락
외교 강경책도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상·하원 과반 탈환이 유력해지자 일본 언론들이 자국 경제와 안보에 미칠 파장을 집중 조명했다. 민주당이 전기요금 상승을 부추긴 데이터센터 확충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에 일본 인공지능(AI)·반도체주가 급락했다. 의회의 견제를 받게 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외교·통상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동맹국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AI주 급락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민주당의 상·하원 우세 소식에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우려가 커지면서 도쿄 증시에서 AI·반도체주 매도가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와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AI 투자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규제 완화에 무게를 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민주당은 급속한 개발에 신중한 입장이다. 의회 장악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할 여지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6만1200대로 전 거래일보다 약 1900포인트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장중에는 AI·반도체주 급락으로 낙폭이 3000포인트를 넘어 6만선마저 위협받았다. 이후 악재가 일단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에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닛케이는 반도체 수요의 급팽창이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낙관을 중간선거가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의 주지사 선거 결과도 향후 건설 사업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았다.

아사히신문도 규제 강화가 AI 투자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 주목했다. 이 신문은 대형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막대한 AI 투자가 규제에 막혀 기대한 만큼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이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어드반테스트와 소프트뱅크그룹, 도쿄일렉트론 등 AI·반도체 관련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다만 AI 산업의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카이도쿄인텔리전스랩의 이케모토 다쿠마 애널리스트는 "안보 측면에서도 미국이 AI 개발을 멈출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기 투자자들의 매도가 주가 하락을 주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경우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재정 건전성 개선 기대가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내리면 일본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서 돈 받아냈다 할 수도" 동맹 압박 우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견제를 피해 대외 강경책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났다. 법안과 예산 처리가 어려워질수록 대통령의 재량이 상대적으로 큰 외교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일본 총리 관저 간부를 인용해 "의회가 움직이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 등 다른 분야에서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나 북한과의 대화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일본을 배제한 거래에 나설 가능성도 경계했다.

당장 일본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은 방위비와 주일미군 주둔비 분담 협상이다. 다른 총리 관저 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돈을 받아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연내 안보 관련 3개 문서를 개정하고 2027회계연도 이후 주일미군 주둔비 분담 협상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의 방위비 지출을 요구해온 만큼 두 사안 모두 미국과의 협의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산케이신문은 미국 국방예산 확보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42% 늘어난 1조5000억달러(약 2011조2000억원)지만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 원안 처리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산케이는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요구액에서 4000억달러(약 536조3200억원)를 삭감하는 데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국방예산 제약이 인도·태평양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미군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상 분야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아사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제약을 덜 받는 관세 정책에 더 의존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부터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북미에 생산거점을 둔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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