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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한창인데… 디아즈 방망이는 아직도 예열 중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마법 걸린 4번 타자 디아즈
삼성 중심 타선에 치명적 결함
가을야구 내내 깊은 수렁 헤매
화력 뿜어낼 시간만 오매불망

지난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위즈의 경기에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디아즈. 뉴시스
지난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위즈의 경기에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디아즈. 뉴시스

한국시리즈 1차전의 명암은 양 팀 4번 타자이자 외국인 거포의 방망이 끝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규시즌 1위 kt 위즈가 먼저 웃었지만, 8점 차를 1점 차까지 따라붙은 삼성 라이온즈의 저력도 매서웠다. 그러나 대역전극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사자 군단에게는 단 한 가지, 4번 타자 르윈 디아즈의 치명적인 침묵이라는 큰 과제가 남았다.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제로 재편된 2015년 이후, 하위 팀이 정규시즌 1위 팀을 꺾는 '업셋(Upset)' 우승은 2015년 두산 베어스와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단 두 차례뿐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PO) 최종 5차전 혈투를 거친 뒤 상승세를 몰아 기적을 완성했다. 올해 KIA 타이거즈와의 PO에서 5차전 끝장 승부를 뚫고 올라온 삼성 역시 이 세 번째 기적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지만 기적을 향한 첫걸음은 험난했다. 삼성은 지난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7 대 8로 석패했다. 0 대 8로 끌려가던 경기를 7~8회 7득점하며 따라붙은 타선의 응집력은 고무적이었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순간 해결사가 없었다. 그 중심에 디아즈의 부진이 있다. 디아즈는 7회초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우전 안타로 kt 선발 데이비드 대니엘을 끌어내리며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6 대 8로 뒤진 8회초 무사 1, 2루, 장타 한 방이면 동점 혹은 역전까지 가능한 황금 찬스에서 kt 구원 투수 오원석의 바깥쪽 낮은 직구에 허무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흐름이 꺾인 삼성은 끝내 1점 차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상대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의 맹활약과 비교하면 뼈아픔은 배가된다. 퇴출 위기를 딛고 정규시즌 타점왕에 오른 힐리어드는 1차전 1회초 무사 1루 수비에서 결정적인 점프 캐치로 실점을 막아냈고, 1회말 공격에서는 선제 싹쓸이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6회에는 혼신의 전력 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 추가 득점의 발판을 놓는 등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데일리 MVP를 석권했다.

반면 디아즈는 이번 가을 내내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O 5경기에서도 18타수 3안타(타율 0.167) 8삼진으로 1할대 빈공에 허덕였고, 시리즈 최다 타이인 3개의 실책을 범하며 수비마저 흔들렸다.

그럼에도 삼성이 기댈 곳은 결국 디아즈의 한 방이다. 시계를 되돌려보면 답이 있다. 삼성은 KIA와의 PO 1차전에서도 무기력한 1 대 5 패배를 당하며 코너에 몰렸지만, 2차전과 3차전에서 디아즈가 연이어 결정적인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시리즈 판도를 뒤집었다. 가을 무대에서 흐름을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중심 타자의 호쾌한 대포다.

이번 한국시리즈도 다르지 않다. 삼성이 1차전 패배의 충격을 딛고 kt의 강력한 마운드와 철벽 필승조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핵심 좌타 라인의 폭발이 절대적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4번 타자 디아즈의 부활은 단순한 타격감 회복을 넘어, 삼성이 '0%의 기적'이라 불리는 업셋 우승을 완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선결 조건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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