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최악' 피한 은행권, 소송 변수 남았다

서지윤 기자,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홍콩 ELS 과징금 3746억 확정
원안대비 감경 따른 충당부채 환입
재무 불확실성 줄고 실적개선 기대
역대급 과징금에 불복 소송 가능성

'최악' 피한 은행권, 소송 변수 남았다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당국의 과징금 부과액이 최초 산정액보다 대폭 감경되면서 제재 대상 은행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은행별 충당부채 환입 여부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엇갈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최종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 등 불복 여부도 향후 변수로 남았다.

4일 금융위원회가 이날 정례회의에서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7개 은행에 과징금 3619억6000만원과 과태료 17억7800만원을 부과하기로 최종 의결하면서 업계는 '최악은 피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지난 5~6월, 1조4000억원의 과징금이 6000억원으로 감경된 지, 약 5개월 만에 재감경으로 최종 결론이 나온 것이다.

제재 대상 7개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SC·우리·수협은행)들은 제재 규모가 확정되면서 재무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는 반응이다. 다만 실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충당부채 적립 및 환입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은 올해 2·4분기 ELS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를 각각 837억원과 1102억원 환입했다. 농협은행도 일부를 환입한 반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아직 환입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월 말 기준 관련 충당부채 잔액은 국민은행 3609억원, 하나은행 1263억원, 신한은행 690억원, SC제일은행 406억원이다. A은행 관계자는 "최종 과징금 규모가 줄어들면서 모두 자본 관리와 운영리스크 측면에서 부담이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홍콩 ELS 사태의 제재 절차가 일단락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대규모 손실배상에 이어 과징금까지 확정되면서 관련 재무 부담을 보다 명확하게 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과징금 감경에 따른 충당부채 환입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제재 대상인 KB금융의 4·4분기 충당부채 환입 규모가 약 1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KB금융의 연간 순이익 6조원 달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과징금 부과 사건이라는 점에서 수차례 심의를 전개하는 등 신중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대상 은행들이 대규모 소송전을 예고하면서 유사 사건을 검토하는 등 법리 분석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5개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이 총 1조3437억원의 자율배상금을 지급한 것도 고려됐다. 부당이득 규모보다 큰 금액이다. 여기에 홍콩 ELS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개별 투자자들의 과거 투자 경험과 투자성향 등을 근거로 은행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잇따른 것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 제재가 법적 분쟁의 종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은행권이 최종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B은행 관계자는 "소송 여부는 과징금 규모뿐 아니라 은행들이 제기했던 논리가 얼마나 수용됐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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