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트럭 충전시키는 로봇… 현대차가 그린 '수소 신세계' [르포]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 가보니
12개국 190여개 기업·기관 집결
현대차그룹, 비전 AI 로봇 '눈길'
신형 넥쏘에 수소트럭·전철까지
승용 넘어 대량 수송 활용 확대
AI가 탑재된 로봇이 수소전기차의 충전구를 스스로 찾아 충전을 시작한다. 지역에서 수집한 폐자원을 수소로 전환해 다시 지역에 환원하고, 모빌리티에 국한됐던 수소 운영 솔루션은 철도를 넘어 도심 전반으로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대한민국의 '수소 생태계' 미래 모습이다.
■수소 생산부터 모빌리티·도시까지
현대차그룹은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개막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에 참가해 이같은 수소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 7회째를 맞은 WHE 2026은 수소 산업 전시회와 국제 컨퍼런스를 통합해 열리는 수소 산업 박람회로, 올해 12개국 190여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 최대 규모인 720㎡ 규모의 전시 부스를 꾸리고 △수소 생산 인프라 △승용·상용·철도 모빌리티 △수소 생태계 솔루션을 주제로 주요 기술과 사업 비전을 소개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이날 행사장을 찾아 그룹 전시관과 주요 참가 기업들의 부스를 둘러보며 수소 관련 기술과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H)이었다. 비전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로봇은 차량의 충전구 위치를 스스로 인식한 뒤 보호캡을 열고 충전 커넥터를 체결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전시관 한쪽에는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기술이 자리했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핵심 부품인 수전해 스택 12개를 통합한 5㎿급 전해조 스택 모듈(ESM) 구성 방식을 처음 공개했다. 모듈 1기당 연간 약 700t의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관련 부품의 국산화율을 90% 이상 확보했으며, 광주 1㎿급 실증 시설을 비롯해 보령·부안·제주에서도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상용차에 무게를 뒀다. 이번 행사에서는 2027년형 넥쏘와 함께 장거리 운행에 적합하도록 내구성을 개선한 상용차용 연료전지시스템을 처음 공개했다. 연료전지 셀과 주요 부품을 개선해 내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 중앙에는 창원에서 시범 운영 중인 수소전기 청소트럭도 등장했다. 해당 차량은 현재 국내 45대, 프랑스 5대가 운영되고 있다. 철도 분야에서는 수소전기기관차 모형과 플랫형 연료전지 모듈을 전시했다.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3㎿급 수소 관련 기술을 비롯해 수소 활용 영역을 대량 수송 분야로 확대하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부스를 찾은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는 "수소 모빌리티가 중요한 이유는 산업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며 "현대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며 축적한 기술과 역량을 새로운 산업에 접목하면 일자리 창출과 신시장 개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오롱·범한·한수원도 기술 경쟁
현대차그룹 외에도 국내 주요 기업들은 수소 생산과 저장, 충전, 발전 등 분야별 기술력을 선보였다.
코오롱 부스에는 거대한 흰색 '맥쎈 수소엔진 트럭'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외국인 관람객들이 트럭 내부를 촬영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정재균 타타대우모빌리티 제품기획팀 차장은 "엔진과 연료탱크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수소연료전지차보다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범한퓨얼셀 부스에는 수소충전소 조감도와 잠수함 모형이 전시됐다. 정윤호 범한퓨얼셀 영업부 주임은 "그동안 수소충전소 40개소를 수주했으며 최근 액화수소 충전소까지 사업을 확대했다"며 "현재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와 해외 수출용 1000~2000t급 잠수함 연료전지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부스에서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수소 생산시설, 스마트팜 등을 연결한 미래 에너지 도시 모형이 눈길을 끌었다. 한수원은 2036년 대용량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재 10㎿ 규모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 플랜트의 기본 설계와 기반 연구를 마쳤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