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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누비는 거미 용접로봇… 고기굽고 탁구치며 일상도 활보 [2026 로보월드]

연지안 기자, 장민권 기자, 윤홍집 기자, 최혜림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족보행 '디든 스파이더' 눈길
자석발로 균형 유지하며 외벽 타
높이 40㎝ 넘어 30㎏ 장비 탑재
레인보우로보틱스 RBQ 시리즈
보행·주행·작업 특화모델로 승부
K팝 춤추고 각종 스포츠도 척척
레시피 맞춰 음식 완벽하게 조리
33개 감정표현… 교감 능력 커져

디든로보틱스 전시관에서 디든스파이더가 시연되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디든로보틱스 전시관에서 디든스파이더가 시연되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 네 개의 다리를 가진 로봇이 수직 철제 벽면에 매달렸다. 한쪽 다리를 떼어 다른 위치에 붙이더니 나머지 다리도 차례로 움직였다. 몸체가 벽에서 떨어질 법도 했지만 자석발로 균형을 유지하며 이동했다. 마치 거미가 벽을 기어오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디든로보틱스가 선보인 사족보행 로봇 '디든 스파이더'다. 디든 스파이더는 전자기영구자석(EPM) 기술을 활용해 철제 구조물에 발을 붙였다 떼는 방식으로 이동한다. 최대 40㎝ 높이의 장애물을 넘고 30㎏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김준하 디든로보틱스 대표는 "조선소처럼 바닥뿐 아니라 천장과 벽면에서도 작업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사람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레인보우로보틱스 전시관에서 RB-Y1 로봇이 꽃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같은 날 레인보우로보틱스 전시관에서 RB-Y1 로봇이 꽃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사족보행 로봇, 선박 좁은 공간 이동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로보월드'의 화두는 제조 현장에서의 피지컬 AI의 본격 도입과 외식·의료·재활·돌봄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로봇의 상용화였다. 단순히 정해진 경로를 이동하거나 물건을 옮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사람처럼 균형을 잡고 주변 환경에 대응하며 복잡한 동작을 수행하는 기술이 전면에 등장했다. 조선소 등 제조시설, 군·공공 분야 등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의 상용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사람의 하체를 닮은 두 다리로 움직이는 '디든 워커'는 사족보행 로봇이 진입하기 어려운 선박 내부의 좁은 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 자석발을 활용해 장애물과 작업용 구멍을 넘을 수 있다. 올 12월 양산에 돌입, 내년 본격 공급될 예정이다. 상부에 로봇팔을 장착해 용접 등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로봇이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등에 로봇팔을 얹고 용접까지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부스에서는 사족보행 로봇 'RBQ 시리즈'가 등장했다. 네발로 계단과 경사로를 이동하는 'RB-Q10', 바퀴를 이용해 평지에서 빠르게 주행하는 'RB-Q10W', 로봇팔로 문을 열거나 공을 던지는 'RB-Q10A' 등이다. 각 로봇은 보행, 주행, 작업 수행이라는 기능에 특화됐다. 발전소와 정유·화학 플랜트 등 산업시설 순찰, 제조공장과 물류센터 설비 모니터링, 건설 현장과 복잡한 지형의 시설물 점검 등이 핵심 타깃이다.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위험지역을 원격으로 관찰하거나 재난 현장을 탐사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RBQ 시리즈 소량 생산을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300~400대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허정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사는 "정부 보급사업뿐 아니라 중동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사족보행 로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미국산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대가 강점"이라고 말했다.

부스에서는 양팔을 갖춘 이동형 로봇 'RB-Y2'가 조작하는 사람이 행동을 그대로 따라했다. 이동 플랫폼 위에 사람의 상체와 유사한 구조의 양팔을 결합한 형태다. 네발로 이동하는 사족보행 로봇과 달리 작업 공간을 이동하면서 양손으로 물체를 집거나 옮기는 등 산업 현장의 반복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제조 현장을 겨냥한 양팔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나우로보틱스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공동으로 마련한 부스에서도 바퀴형 이동 플랫폼에 두 개의 로봇팔을 결합한 로봇을 선보였다.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로보월드'에 마련된 유니트리 부스에서 로봇 탁구가 시연 중이다.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6 로보월드'에 마련된 유니트리 부스에서 로봇 탁구가 시연 중이다.

■태권도·탁구… K팝 맞춰 군무도

로보티스 로봇이 K팝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로보티스 로봇이 K팝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전시장 곳곳에서는 로봇의 운동능력을 보여주는 이색 공연도 펼쳐졌다. 로보티스 부스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3대가 K팝 음악에 맞춰 팔과 다리를 움직이며 군무를 선보였다. 이어진 림보 시연에서는 로봇이 무릎을 굽히고 상체를 뒤로 젖혀 가로봉 아래로 몸을 낮췄다. 아이엘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IL BOT H2' 3대도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고 한쪽 발을 들어 올리며 춤을 췄다. 중국 유니트리는 사람과 로봇의 탁구 대결을 선보였다. 탁구대 한쪽에 남성이 라켓을 들고 서자 맞은편 로봇이 무릎을 굽히고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로봇은 몸의 균형을 잡으며 탁구 동작을 구현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공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해 팔을 제어해야 한다는 점에서 휴머노이드의 정밀제어 기술을 보여주는 시연이었다.

고기 굽는 냄새가 퍼진 에니아이 부스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직원이 삼겹살을 올려놓자 AI 조리로봇 '알파그릴 싱글'이 설정된 레시피에 따라 그릴 온도와 조리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했다. 조리가 끝나자 관람객들은 갓 구운 고기를 시식했다. 이 로봇은 햄버거 패티를 시간당 최대 200개, 두꺼운 삼겹살은 초벌 기준 160인분까지 조리할 수 있다.

에이로봇의 반려로봇 '에디'는 사람과 교감하는 기술로 관심을 끌었다. 귀와 꼬리가 달린 에디를 쓰다듬자 애교를 부리며 다가왔다.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에는 노래로 화답했다. 웃고 울거나 화내는 등 33가지 감정 표현이 가능하다. 로봇을 직접 착용하는 체험도 마련됐다. 헥사로보틱스의 허리근력 보조로봇 '헥토르 L20P'를 착용한 관람객들은 걷거나 물건을 들어 올리며 근력보조 기능을 체험했다. 무게 2.7㎏인 이 로봇은 최대 12㎏f의 보조력을 제공해 반복적으로 허리를 굽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작업자의 부담을 줄여준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
[email protected] 연지안 장민권 윤홍집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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