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원 뜯겨 숨진 모자'…비극 부른 보이스피싱, 카자흐스탄 한인 조직 소행
지난 6월 충북 음성서 50대 어머니·20대 아들 보이스피싱 피해 비관해 숨진 채 발견
'검사 사칭' 모텔 유도해 외부 고립시키는 '셀프감금' 수법으로 가상자산 5000만원 가로채
캄보디아·베트남 거쳐 카자흐스탄으로 도주한 조직…TF 공조로 19명 구속 송치
[파이낸셜뉴스] 5000만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뒤 이를 비관해 숨진 충북 음성군 모자 사망 사건의 배후가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활동해 온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이었던 것으로 밝졌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20일 충북 음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 A씨와 20대 작은아들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 등으로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취지의 유서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아들 B씨는 사망 전인 지난 6월 6일 서울 금천경찰서에 5000만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신고한 상태였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콜센터를 차린 이들 조직은 검사를 사칭해 B 씨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명의가 대포통장 등 범죄에 연루돼 조사가 필요하다"라며 B 씨를 인근 숙박업소로 유도한 뒤 외부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고립시키는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자산 검수가 필요하다며 수천만 원어치의 가상자산을 구매하게 한 뒤 자신들이 지정한 해외 불상자의 전자지갑으로 전송하도록 지시해 자금을 가로챘다.
서울경찰청은 해당 사건을 광역범죄수사대 보이스피싱 전담부서로 이관해 가상자산 이동 경로 등을 전문적으로 추적해 왔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B씨가 당한 범행 수법이 부산경찰청에서 수사 중인 조직의 수법과 완벽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달 19일 사건 일체를 부산경찰청으로 이송했다.
이들 보이스피싱 조직은 당초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다 현지 단속이 강화되자 베트남을 거쳐 올해 4월 카자흐스탄으로 근거지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가 지난 7월 23일 카자흐스탄 당국과 공조해 현지에서 합동 작전을 벌이면서 조직은 완전히 와해됐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8월 이 조직이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100여 명을 상대로 약 58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입증해 현지에서 붙잡힌 14명과 국내에 체류 중이던 5명 등 총 19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나머지 잔당 조직원들에 대한 추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