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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승자와 패자는 [美중간선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PA 연합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PA 연합

미국 중간선거를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월스트리트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가운데 규제를 내세운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함에 따라 빅테크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공화당의 백악관, 민주당의 의회로 나뉜 워싱턴 정치 지형 속에서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배배 인정하고 협치 내세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협치를 내세웠다. 민주당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에 안도해 선거 이튿날인 4일 굴뚝주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의회와 행정부 권력이 양분돼 서로 견제하는 상황은 투자자들이 가장 반기는 정치 구도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부유층 가문 자산을 관리하는 LNW의 론 알바하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 투자자들은 아울러 대통령이 결과를 수용한다는 점에 일조의 안도의 한숨을 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로 몰고 가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셨다는 것이다.

알바하리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을 남기기 위해 민주당과 초당적 협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AI

다만 그동안 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던 AI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알바하리는 "위험 요인 중 하나는 연방 차원의 AI 규제가 재개돼 AI 인프라 구축이 제한될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주요 5개주의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신규 건설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텍사스, 오하이오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인근 지역의 전력 요금, 물 사용 등을 비롯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공화당에 올인했다가 낭패를 본 일론 머스크는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이제 우주 데이터센터는 꽤나 매력적이 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 스페이스X 주가는 4% 가까이 급락했다.

AI 테마 중에서도 네오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를 비롯한 투기성 높은 종목들이 급락했다.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NRG 에너지 같은 유틸리티 업체들, 건설 업체들도 타격이 컸다.

핵심인 반도체 종목들도 된서리를 맞았다.

언리미티드 펀즈 최고경영자(CEO) 밥 엘리엇은 "AI 붐이 전부인 세계에서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의 의미가 심대하다"면서 "이번 선거는 검증되지 않은 성장 전망에 주로 기초한 산업에 경종이 됐다"고 말했다.

백악관 견제

투자자들은 아울러 의회가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는 전통적인 역할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기 시작했다. 백악관을 압박해 이란 전쟁을 끝내고, 교역 파트너들과 무역 갈등도 종식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RTX(옛 레이시온),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등 방산업체들 주가가 하락했다. 행정부의 막대한 군비 증액 요구를 의회가 퇴짜 놓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다만 아직은 트럼프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특히 새 의회가 구성되기 전에는 이를 견제할 세력도 없다. 이 기간을 틈타 이란 공습을 재개하고, 특정 산업에 대한 관세 정책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

글렌미드 애널리스트들은 3일 분석 노트에서 "교역, 이민, 외교, 규제완화 등 행정부의 일부 우선순위 정책은 행정명령을 통해 계속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환경·보건 업종 화색

의회를 민주당이 다시 장악하면서 친환경, 보건 업종이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터빈 제조 업체 베스타스, 노덱스, 해상 풍력 발전 업체 오스테드가 뛰었다. 또 퍼스트솔라, OCI 홀딩스, SMA 솔라 등 태양광 발전 업체들도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억제책이 의회의 견제로 선회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다.

센틴, HCA 헬스케어, 유니버설 헬스 등 보건 업종도 상승세를 보였다. 민주당 의회가 오바마케어 예산이 더 많이 배정되도록 대통령과 협상에서 지렛대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디어, 두 자릿수 폭락

이날 가장 타격인 큰 종목 가운데 하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운영하는 트럼프 미디어였다. 트럼프 미디어는 16% 넘게 폭락했다.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날 두 자릿수 폭락세로 주가는 사상 최저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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