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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히스패닉 남성 47%p 이동"…공화당 텃밭 무너뜨린 표심[美중간선거]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승리를 이끌었던 청년층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불과 2년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특히 30세 미만 히스패닉 남성의 표심은 민주당 쪽으로 무려 47%p 이동했다.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졸 학위가 없는 백인 노동계층까지 민주당 쪽으로 기울면서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인종과 연령, 성별, 교육 수준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표심 변화가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자체 유권자 동향 분석 자료인 '타임스 보터 트렌즈(Times Voter Trends)'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모든 주요 인구통계학적 집단에서 민주당 쪽으로 표심이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2024년 대선 당시 공화당으로 이동했던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청년층에서 나타났다. 30세 미만 유권자의 민주당 방향 지지 격차 변화는 32%p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컸다. 특히 30세 미만 남성은 38%p나 이동했다. 이들은 2024년 대선 당시 공화당 쪽으로 23%p 이동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힘을 보탰던 집단이다.

청년 백인 유권자들의 변화도 두드러졌다.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들이 2024년에는 공화당으로 돌아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근소한 우위를 안겼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다시 민주당으로 이동하면서 2020년보다도 높은 수준의 민주당 지지를 나타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전체 히스패닉 유권자의 민주당 방향 지지 격차는 28%p 이동해 모든 인종·민족 집단 가운데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특히 30세 미만 히스패닉 남성은 47%p나 이동했다. 대졸 학위가 없는 히스패닉 유권자도 33%p 이동한 반면 대졸 히스패닉 유권자의 변화 폭은 17%p였다.

이 같은 변화는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까지 뒤흔들었다. 텍사스에서는 전체 등록 유권자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32%p 이동했다. 그 결과 민주당의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3선의 그레그 애벗 공화당 주지사를 꺾고 텍사스 최초의 히스패닉계 주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도 켄 팩스턴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약 30년 만에 텍사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플로리다에서도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20%p 이동했다. 이로 인해 상원과 주지사 선거가 예상보다 치열한 접전으로 전개됐지만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혀 온 대졸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균열이 나타났다. 이들의 표심은 전국적으로 민주당 쪽으로 14%p 이동했다. 이는 대졸 백인 유권자들의 변화 폭보다 큰 수준이다.

특히 민주당이 주요 상원 의석을 탈환한 지역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대졸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의 민주당 방향 이동 폭은 아이오와와 오하이오에서 각각 16%p, 캔자스에서 12%p, 메인에서 7%p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백인 노동계층이 유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곳으로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 흔들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흑인 유권자들도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전체 흑인 유권자의 표심은 민주당 쪽으로 9%p 이동했다. 흑인 남성은 16%p, 흑인 여성은 5%p의 변화를 보였다.

특히 45세 미만 흑인 남성의 변화 폭은 25%p에 달했다. 이들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쪽으로 26%p 이동했던 집단이다. 불과 2년 만에 당시의 변화가 거의 반대 방향으로 되돌려진 셈이다.

연령별로도 민주당의 지지 확대는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났다. 30세 미만의 민주당 방향 변화 폭이 32%p로 가장 컸고 30~44세는 24%p, 45~64세는 13%p, 65세 이상은 6%p였다. 특히 2020년과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우위를 차지했던 45세 이상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민주당이 지지 기반을 확대했다.

NYT는 이번 선거가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가능하게 했던 유권자 연합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청년 남성과 히스패닉 유권자뿐 아니라 백인 노동계층까지 민주당 쪽으로 이동하면서 공화당의 기존 선거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 분석은 연방 하원 선거 결과를 토대로 인종과 연령, 교육 수준, 성별에 따른 표심 변화를 추정한 잠정 자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연회장 건설현장을 방문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연회장 건설현장을 방문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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