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연준 개입 시도에 브레이크 걸릴듯 [美중간선거]
[파이낸셜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연방상원의 주도권을 확보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대한 정당 외압 시도에 강력한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시간)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인사 연준 이사회 투입을 저지하는 결정적 방파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정책 행보에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연준 감독 권한을 가진 상원 금융위원회다. 기존 위원장이었던 친 트럼프 성향의 팀 스콧 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대신 대표적 강성 진보파이자 워시 의장에 대한 매서운 비판자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민주·매사추세츠)이 새 위원장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지난 5월 워시 의장은 찬성 54표, 반대 45표라는 극단적으로 분열된 표결 속에 단 1명의 민주당 의원표만 얻은 채 취임했다. 전직 연준 이사인 래리 마이어의 통화정책 분석기관 '모네타리 폴리시 애널리틱스' 경제학자들은 보고서를 통해 "워시 의장이 추진하려는 폐쇄적이고 비공개적인 연준 운영 방식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적대적 청문회에서 큰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선거 결과가 임기가 2030년까지인 워시 의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페롤리는 "워시 의장이 전임자들처럼 재임에 성공하려면 의사당 창밖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의회 복도를 직접 누비며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회 재편 구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현재 7인의 연준 이사 중 3명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이며,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에게 선택을 받았으나 현재는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제롬 파월 전 의장도 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 이사회가 "적대적이고 편향적이다"라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잡기에 나선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특히 백악관은 리사 쿡 연준 이사의 과거 대출 신청서 오류를 문제 삼아 정당한 사유를 들어 해임하려는 행정 절차를 며칠 내로 강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법원 소송 절차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설령 법적 승리를 거두어 쿡 이사를 해임하더라도 민주당이 통제하는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후임 인사의 청문회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체감 물가 및 생활비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연준의 물가 안정 의무 달성 여부를 둘러싸고 워시 의장을 강력히 압박할 전망이다.
동시에 민주당은 워시 의장의 취임 과정에서 불거진 100만달러 규모의 자산 처분 내역 등 고위 공직자 도덕성 및 금융 투명성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 강력한 조사 권한을 쥐게 됐다.
민주당의 상원 탈환으로 연준의 정책 독립성은 당분간 법적·제도적 보호막을 확보하게 되었으나, 워시 의장을 필두로 한 연준 수뇌부는 향후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엄격한 감독과 정밀 검증이라는 새로운 정국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