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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고도 3년 6개월 요양"…경총, 산재근로자 장기요양 실태 발표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조선·타이어 재해자 30%가 1년 이상 요양
신체부위 돌려가며 추가신청해 장기화
경총, 표준요양기간 가이드 등 개선방안 제시

재해자 A의 장기요양 사례.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재해자 A의 장기요양 사례.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제조업 산재근로자 10명 중 3명꼴로 1년 넘게 요양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부위를 바꿔가며 추가상병을 신청하거나 의료기관을 수차례 옮기는 방식으로 요양기간을 늘린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산재근로자 장기요양 실태 및 개선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평균 요양일수는 줄고 있지만 1년 이상 장기요양자 비중은 여전히 높아, 요양관리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게 경총의 진단이다.

경총이 조선·자동차·타이어 등 주요 제조업 산재 승인자를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타이어 업종의 1년 이상 장기요양자 비율은 29.7%, 조선업은 27.7%로 30%에 육박했다. 자동차 제조업은 14.9%로 다른 업종보다 비중은 작지만, 2024년 12.7%에서 올해 상반기 14.9%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경총은 요양기간이 유독 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산재 승인 이후 다른 신체 부위로 상병을 추가 신청하거나, 병원을 여러 차례 옮기고, 요양을 연장하는 절차를 반복해 몇 년씩 요양을 끌고 간 경우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재해자는 어깨 부위로 먼저 산재 승인을 받은 뒤 목과 팔꿈치, 발목으로 상병 부위를 옮겨가며 추가 신청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병원을 10차례 넘게 바꾸고 진료계획서도 40차례 넘게 제출하면서 요양기간이 3년 6개월까지 늘어났다. 실제로 일을 하지 않아 추가 부상의 업무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데도, 요양 종결 시점이 다가올 때마다 새로운 부위의 상병을 신청하거나 진료계획서를 내는 식으로 연장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 부위 산재로 요양을 시작한 또 다른 재해자는 세 차례 추가상병 승인을 거치며 집에서 200km 넘게 떨어진 지역 병원을 오갔고, 진료계획서도 여러 차례 제출해 요양기간이 5년 2개월에 달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먼 지역 병원에서의 요양이 승인됐고, 공단 자문의사가 요양 종결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주치의의 진료계획서 제출로 연장이 계속 승인됐다는 게 경총의 설명이다.

이밖에 팔꿈치 부위로 산재 승인을 받은 일부 재해자는 자가(통원) 치료 기간 중 골프나 낚시 등 여가활동을 자주 한 것으로 드러나, 자가치료자에 대한 관리가 사실상 느슨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경총은 불필요한 장기요양을 막기 위한 개선과제로 △상병별 표준요양기간 가이드 마련 △추가상병 신청·판정절차 강화 △의료기관 전원과 진료계획서 신청 횟수 제한 △자가치료자 선별관리 강화를 제시했다.

표준요양기간과 관련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사고성 염좌의 요양기간을 최대 6주로 제한하고 있는 사례를 들며, 다른 다빈도 상병에도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표준 가이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가상병 신청에 대해서는 최초 승인 상병과의 연관성 검증을 강화하고 신청 가능 기간에도 제한을 둬야 한다고 했다.
의료기관 전원과 진료계획서 제출 횟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그 이상 신청할 경우 여러 전문가가 함께 치료경과를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요양연장을 둘러싸고 주치의와 공단 자문의사의 판단이 엇갈릴 경우에는 자문의사 의견을 우선해야 한다는 제언도 담겼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경총의 지난해 산재 장기요양 실태 보고서 발표 등으로 최근 산재보험 요양관리에 개선된 부분이 엿보인다"면서도 "여전히 과도한 장기요양 사례가 반복 발생하여 동료 근로자와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근로복지공단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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