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도 마약류될 수 있다"...10대 마약류 반입 적발 4년새 11.5배↑
10월까지 23건,적발중량 88배↑...덱스트로메토르판 약 반입한 10대검거
관세청 "여행자·우편·특송 전 경로 감시 강화…반복 반입자는 즉시 수사"
[파이낸셜뉴스] 일상적인 감기약 등에 함유된 마약류 성분을 노리고 해외에서 불법 의약품을 직구하는 10대 청소년이 급증하면서 관세당국이 국경 단계에서부터 고강도 단속에 나섰다.
5일 관세청이 발표한 '마약류 단속현황'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10대 청소년의 마약류 반입 적발 건수는 모두 2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2건) 대비 11.5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적발 중량은 54g에서 4766g으로 무려 88.3배 급증해 청소년층으로의 마약류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기침 억제제로 쓰이는 디히드로코데인(오피오이드 계열 마약)과 덱스트로메토르판(향정신성의약품 라목) 등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 오남용 사례가 주요 적발 대상이다.
이들 성분은 과다 복용 시 환각, 심박수 증가, 발작, 호흡 억제 등 심각한 부작용과 의존성을 유발하지만, 청소년들이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호기심이나 환각 효과를 노리고 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올해 초 관세청은 네덜란드발 국제우편 세관검사 과정에서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감기약 400정을 적발한 뒤, 통제배달을 통해 이를 수취한 10대 청소년을 검거했다. 해외 판매 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암거래를 통해 마약 성분 의약품을 반입하다 적발돼 검찰에 송치된 10대 청소년 사건만 최근 14건에 달한다.
의료 현장의 통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는 2020년 1375명에서 2024년 1918명으로 39.5% 늘었다.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는 성분도 위험성은 비슷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감기약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덱스트로메토르판이 환각과 호흡 억제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해열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과다 복용 시 간 손상은 물론 간부전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법적 책임도 가볍지 않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호기심에 의한 불법 직구나 반입 시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여행자, 국제우편, 특송화물 등 주요 반입 경로 전반에 걸쳐 감시와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반복·과다 반입하거나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 수사에 착수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이나애 관세청 국제조사과장은 "청소년들이 마약류에 노출되는 일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면서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불법 의약품 반입 시도에 대해 예외 없이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원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