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항공좌석 부족… 문대림 의원 "총리가 이동권 대책 조정해야"
국회 예결위서 한성숙 총리에 촉구
하계 국내선 공급계획 65만석 감소
공항 슬롯 확대·관제인력 충원 요구
추자도 뱃길·4·3 의료비 국비도 거론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항공좌석 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도민의 항공 이동권을 국무총리 주재 제주지원위원회의 공식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국회에서 나왔다. 제주공항의 이착륙 시간대 확대와 관제인력 충원계획을 연내 확정하라는 주문도 제기됐다.
5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제주시갑)에 따르면 문 의원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제주 항공 이동권 보장을 위한 범정부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 의원은 "항공 좌석 공급을 시장 논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국가가 제주에 국제자유도시라는 역할을 부여한 만큼 안정적인 교통 기반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공좌석 부족은 실제 공급 감소와 맞물려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하계 운항기간인 3월 29일부터 10월 24일까지 제주공항 국내선 공급계획은 1715만3208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제 공급량 1780만4602석보다 65만1394석 적었다.
하루 평균 공급계획도 지난해 8만4784석에서 올해 8만1682석으로 3102석 줄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공급계획은 각각 17%, 26% 감소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4~7월 국내선 공급좌석은 4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감소했다. 항공사의 국제선 운항 확대와 항공기 운용 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도민에게 항공편은 육지 병원 진료와 출장, 가족 방문 등을 위한 생활 교통수단이다. 관광산업에서도 항공편 공급과 운임은 방문객의 제주 접근성에 영향을 미친다.
제주도는 지난 8월 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이 참여하는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 전담팀을 구성했지만, 슬롯 배정과 관제인력 확충 등은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슬롯은 공항에서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배정받는 시간대다. 슬롯을 확대하더라도 관제인력과 활주로 운영, 공항 안전관리 여건이 함께 확보돼야 실제 운항편을 늘릴 수 있다.
문 의원은 항공사별 운항계획 이행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신규 제주 노선에 불리한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기준 개선을 요구했다. 세관·출입국·검역(CIQ) 운영시간 조정과 관계기관 인력 확충도 주문했다.
특히 제주공항 슬롯의 단계적 확대 일정과 관제인력 충원계획을 올해 안에 확정하고, 응급진료와 경조사 등 필수적인 육지 이동에 필요한 항공좌석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관련 연구용역 예산 반영과 항공 이동권 관련 법안 처리에도 정부가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범정부 대응기구로는 제주지원위원회를 제시했다. 제주지원위원회는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아 제주특별자치도의 발전과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관한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다.
문 의원은 "부처별로 나뉜 항공정책을 국무총리가 직접 조정하도록 제주지원위원회에 이동권 문제를 공식 상정하고, 국무조정실이 관계부처 통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주 항공좌석 문제는 지난 6월 한 총리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김한규 의원(제주시을)이 제주 국내선 좌석 공급 확대를 요구하자 한 총리는 구체적인 해법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예결위 질의에서 한성숙 총리는 "제주 항공 이동권 보장과 공항 운영 개선 등 제기된 현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관련 내용을 별도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추자도 주민의 해상 이동권도 국회 질의에 포함됐다. 진도~추자~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산타모니카호 선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올해 12월 31일 운항 종료 방침을 제주도에 통보했다.
산타모니카호는 추자도 주민들이 제주 본섬에서 병원 진료와 행정업무 등을 마치고 당일 돌아오는 데 필요한 교통수단이다. 다른 여객선이 운항하더라도 시간표에 따라 당일 왕복이 어려울 수 있다.
문 의원은 해양수산부와 행정안전부가 협력해 대체선박 확보 등 추자도 주민의 1일 생활권 보장 대책을 마련하도록 국무총리가 조정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제주4·3 생존희생자 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현재 지방재원으로 지원하는 생존희생자 의료비를 국비로 전환하고, 제주4·3희생자유족회의 법적 지위와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제주4·3특별법 개정에 정부가 협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 의원은 "제주도민의 항공 이동권과 추자도 주민의 생활권 보장, 4·3 희생자에 대한 국가적 예우가 실질적인 제도개선과 예산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