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리꾼들이 빚는 그리스 비극…국립창극단 '오이디푸스'
[파이낸셜뉴스] 국립창극단이 여성 소리꾼들의 목소리로 고대 그리스 비극을 새롭게 해석한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26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신작 창극 '오이디푸스'를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원작으로, 최진아가 연출을, 배삼식이 극본을 맡았다. 장서윤이 작창·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장석진이 작곡을 맡는다.
원작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신탁을 피하려다 결국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다. 이번 창극은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보다 고통스러운 진실을 향해 끝내 나아가는 의지와 선택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무대의 특징은 모든 배역을 여성 소리꾼들이 맡는다는 점이다. 이소연이 오이디푸스, 김미진이 왕비 이오카스테를 연기한다. 이연주는 오이디푸스와 권력 갈등을 빚는 왕비의 동생 크레온, 민은경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로 출연하며 조유아와 서정금이 각각 사자와 목자를 맡는다.
연출을 맡은 최진아는 연극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로 2017년 루마니아 바벨페스티벌 연출상을 받았다. 창극에 첫 도전하는 최진아는 "비극을 특정 성별의 경험이 아닌 인간 보편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 명의 소리꾼이 성별과 신분을 넘나들며 여러 인물을 표현해온 판소리의 특성에 착안했다.
음악은 판소리와 전통 장단을 중심에 두고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음색을 결합한다. '옹처' '베니스의 상인들' 등에서 국립창극단과 호흡을 맞춘 장서윤이 작곡가 장석진과 함께 음악을 빚는다. 피리·대금·가야금·거문고·아쟁·타악 등 국악기에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건반 등을 더한 16인조 악단이 인물의 감정과 갈등을 표현한다. 성부를 나눈 코러스의 합창과 인물들의 독창을 교차시켜 비극으로 치닫는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인다.
무대 역시 고대 그리스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대신 현대적인 이미지로 채운다. 이태섭 무대디자이너는 원형 LED와 경사 무대로 인물의 심리와 극의 흐름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김상희 의상디자이너는 현대적인 의복을 바탕으로 실루엣과 소재, 색채를 달리해 인물의 성격과 변화를 표현한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