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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11년 갈등… 제주, 도민 의견수렴 절차 설계 착수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위성곤 지사 참석, 김학린 위원장 선출
국토부, 12월 환경영향평가 초안 제출
찬성 주민단체 불참… 대표성 논란
내년 상반기 도민 의견수렴 목표

5일 제주도청 백록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첫 회의. 갈등조정 전문가와 이해관계인 등 13명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제2공항 건설 찬반을 결정하는 대신 도민 의견수렴 방식과 절차를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5일 제주도청 백록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첫 회의. 갈등조정 전문가와 이해관계인 등 13명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제2공항 건설 찬반을 결정하는 대신 도민 의견수렴 방식과 절차를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11년째 찬반 갈등을 겪고 있는 제주 제2공항의 도민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할 갈등조정협의회가 출범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2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제출하고, 제주도가 요청하는 도민 의견수렴 방식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청 백록홀에서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국토교통부 관계자, 협의회 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첫 회의가 열렸다.

협의회는 위원들의 호선으로 김학린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협상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보건복지부 의료혁신위원회 시민패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협의회는 갈등조정 전문가 7명, 이해관계인 4명, 관계공무원 2명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제2공항 건설 찬반을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도민에게 주요 쟁점을 알리고 공정한 의견수렴 방식과 절차를 마련하는 자문기구다.

위성곤 지사는 "지난 11년간 이어진 제2공항 갈등을 해결하고 도민사회를 통합하는 것이 도지사로서의 과제"라며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견수렴 과정을 마련하는 것이 도정의 책무"라고 밝혔다. 이어 협의회가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도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의견수렴 절차를 설계해 달라"고 요청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5일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첫 회의에서 참석자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는 김학린 단국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5일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첫 회의에서 참석자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는 김학린 단국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2공항은 국토부가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후보지로 발표하면서 추진됐다. 2024년 9월 약 551만㎡ 규모의 기본계획이 고시됐으며,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공항 건설이 주변 생태계와 지하수, 주민 생활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저감 대책을 검토하는 절차다. 제주에서는 조류충돌 위험과 숨골·동굴, 지하수 보전 등이 주요 쟁점으로 제기돼 왔다.

이날 국토부 관계자는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12월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도가 요청하는 도민 의견수렴 방식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도민 의견수렴 방식에 대한 수용 의사가 제2공항 건설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권을 제주도에 넘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업 시행 주체는 국토부이며, 의견수렴 결과를 국가사업의 후속 절차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협의회의 대표성과 논의 결과의 수용 가능성도 과제다. 제주 제2공항 범도민추진위원회 등 일부 찬성 주민단체는 협의회 참여를 거부했다. 대신 제주도관광협회가 추천한 경제계 인사가 참여했으며, 반대 측에서는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추천 인사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제2공항 예정지 전경.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권고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도민 의견수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제2공항 예정지 전경.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 권고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도민 의견수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찬성 단체들은 이미 기본계획이 고시된 국가사업에 별도의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하면 사업 지연과 새로운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 단체들은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학린 위원장은 "제2공항 갈등이 오래 지속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며 "위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 도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내년 1월까지 주요 쟁점에 대한 정보 제공과 도민 의견수렴 방식을 논의하고, 2월 중 도지사에게 권고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도민 의견수렴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회의 결과는 제주도 누리집에 공개된다. 향후 협의회가 도출한 절차에 찬반 양측이 얼마나 동의하고, 국토부가 그 결과를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갈등 해소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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