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낮춰라" vs "소득 깎인다"…배달앱 규제 갈등 격화
수도권 라이더 수백명 집회
배달앱 수수료 상한 입법 반대
배달비 포함 15% 상한에 소득 감소 우려
국회선 자영업자 단체 입법 촉구 맞불
[파이낸셜뉴스] 배달앱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 총비용을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수수료 상한제 입법을 놓고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플랫폼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입법을 촉구하는 반면 라이더들은 배달비까지 포함한 일률적인 상한제가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규제가 배달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입법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지역 라이더 4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관련 법안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같은 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소상공인·시민사회단체는 국회 본청 계단에서 '플랫폼 민생입법 촉구대회'를 열고 온라인플랫폼법과 음식배달플랫폼법, 상생협력법 등 이른바 '3대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양측 모두 생존권을 내세우고 있지만 해법은 정반대다. 자영업자들은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광고비 등 플랫폼 이용에 따른 비용 부담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중개수수료 7.8%, 결제수수료 3%, 업주 부담 배달비 3400원에 광고비와 할인쿠폰 비용까지 더하면 실제 수익이 크게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이에 자영업자 단체들은 플랫폼에 지급하는 총비용이 주문금액의 15%를 넘지 않도록 상한을 설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계약서 교부 의무화와 배달비 기준 마련, 소상공인 단체의 협상권 보장 등도 주요 입법 과제로 제시했다.
반면 라이더들은 배달비를 중개수수료와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묶는 데 반발하고 있다. 플랫폼이 가져가는 중개수수료와 실제 배달 노동의 대가로 지급되는 배달비는 성격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상한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 주문금액이 2만원일 경우 총비용 상한 15%를 적용하면 플랫폼 관련 비용은 최대 3000원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업주 부담 배달비가 3400원이라면 배달비만으로 주문금액의 17%에 달한다.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을 제외하더라도 상한을 초과하는 셈이다.
배달앱 업계에서 거론되는 평균 주문금액은 2만~2만5000원 수준이다. 주문금액이 낮을수록 고정적인 성격이 강한 배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다. 라이더들은 이러한 비용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총수수료 상한을 적용할 경우 플랫폼이 배달비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특히 배달비는 음식 가격보다 배달거리와 소요시간, 기상조건, 지역별 라이더 수급 등에 따라 결정된다. 동일한 거리의 배달이라면 주문금액이 1만원이든 3만원이든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주문금액에 비례해 총비용을 제한하면 소액 주문일수록 배달비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규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유석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앱이 이러한 손실을 무한정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주문금액을 높이거나 소비자 부담을 추가하고, 라이더 보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수수료를 낮추려던 규제가 소비자 부담 증가와 라이더 소득 감소, 배달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플랫폼 비용 부담을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누가 떠안을지가 쟁점으로 지목된다.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광고비, 배달비는 각각 비용 발생 구조가 다른 만큼 이를 모두 합산해 동일한 비율로 제한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장민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