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뽑아도 일할 곳 없다"…AI 확산에 선발인원 1150명→850명 '축소론' [fn마켓워치]
회계법인 순고용 2년 새 68% 급감…수습 미지정 723명
AI 도입에 감사인력 수요 5년 뒤 최대 16% 감소 전망
신입 회계사 업무 대체 영향 최대 50%…저연차 직격탄
기업 69% "적정 선발인원 1000명 이하"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확산과 회계법인 성장 둔화로 공인회계사 인력 수요가 구조적인 감소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회계법인의 신규 채용 여력이 줄면서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수습처를 구하지 못하는 인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연간 공인회계사 선발인원을 현행 1150명에서 850~1000명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특히 AI가 저연차 회계사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신규 인력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한국회계학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계정책연구원,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전날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AI 등 회계환경 변화를 반영한 공인회계사 수요에 관한 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황문호 경희대 교수 등이 참여한 한국회계학회 연구진은 회계법인의 성장 둔화와 AI 도입에 따른 업무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공인회계사 선발 규모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회계법인의 최근 3개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8%에 그쳤다. 순고용 인원도 2023년 1160명에서 2025년 370명으로 2년 만에 68.1% 감소했다. 회계법인이 신규 인력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의 실무수습 미지정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실무수습처를 찾지 못한 인원은 재학생 등을 포함해 72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24~2025년 합격자는 623명이다. 연구진은 실제 수습처를 구하지 못한 미지정 인원을 약 300명으로 추정했다.
합격 당해연도에 실무수습을 시작하는 비중도 2022년 89.2%에서 지난해 63.6%로 25.6%p 하락했다. 시험 합격이 곧바로 실무경력 확보로 이어지던 기존 인력양성 구조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AI 도입이 회계법인의 인력 수요를 추가로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회계법인 감사부문의 인력 수요가 향후 3~5년 뒤 약 10%, 5년 이후에는 12~1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AI 도입의 영향은 저연차 회계사에게 집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추정한 AI 활용에 따른 업무구조 변화 영향 범위는 1~2년차 직원(Staff)이 5~50%로 가장 컸다. 반면 시니어는 3~35%, 매니저는 2~22%, 시니어매니저는 1~12%, 파트너는 0.5~7%로 직급이 높아질수록 영향이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회계사 선발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해관계자 인식조사에서 일반기업의 67.6%, 수험생의 45.9%가 최근 선발인원이 많다고 응답했다.
향후 5년간 적정 선발인원이 1000명 이하라는 응답은 일반기업 69.0%, 수험생 48.3%에 달했다. 응답을 가중평균한 적정 선발인원은 일반기업 933명, 수험생 1012명으로 모두 현행 1150명을 밑돌았다.
연구진은 실제 감사시간과 표준감사시간, 누적 인력 수급, 실무수습 수용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2~3년간 공인회계사 선발 규모를 연간 850~1000명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선발 규모와 비교하면 연간 150~300명, 약 13~26%를 줄이는 방안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