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실무에 AI 도입 확산… 생산성 높지만 연쇄 오류 우려도" [제19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
<기조강연>
53개 보험사 80% "생산성 향상"
AI오류, 단계 거치며 업무전반 확산
충분한 사례 없어 위험 예측 안돼
책임주체·평가 기준 모호도 문제
약관 손봐 AI 불확실성 대응해야
보험 업무에 '에이전틱 인공지능(Agentic AI)'이 도입되면 업무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개선되는 대가로 다양한 위험들을 감당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이버 공격 여지가 커지고, 오류의 확산과 책임 소재의 문제가 최우선적 대응 과제로 떠올랐다. 인간의 전문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에이전틱 AI, 기회와 리스크 공존
루오 지아 제네바협회 중국 담당 대표는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9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 기조강연에서 "생성형 AI가 관리·감독이 필요한 인턴이라면 에이전틱 AI는 실무 담당자"라며 "문서 작성뿐 아니라 보장범위 확인, 보험금 산출 등까지 맡아 사람은 최종 승인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산업에서 AI 에이전트의 최대 효과는 생산성 향상이다. 제네바협회에서 올해 상반기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53개 보험사 중 80%가 에이전틱 AI 도입으로 분명한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다만 아직까진 대량 문서 처리나 정보 검색 등 반복적인 업무에 주로 쓰인다.
문제는 에이전틱 AI 활용에 따른 위험이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사이버 보안,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설문에서도 각각 응답자 93%, 70%가 해당 요소를 주요 위험으로 꼽았다.
지아 대표는 "에이전틱 AI가 일으킨 오류가 여러 단계에 걸친 업무에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며 "잘못된 판단이 보험금 심사나 지급 단계까지 이어지고 반복되면서 누적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지아 대표는 관리·감독의 부재도 지적했다. 그는 "어떤 행위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평가기준도 모호하다"며 "다수 절차에 걸쳐 의사결정을 내렸을 때 문제가 생기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간 전문가'의 역량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지아 대표는 "에이전틱 AI가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면 신규 유입되는 젊은 인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들이 실무 지식을 습득할 기회 역시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환경에선 AI 활용 역량과 보험 실무능력을 함께 갖춘 인재가 요구된다. 지아 대표는 "AI 문해력과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 동시에 상품 판매나 보험금 청구·심사·지급에선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춘 AI 기술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불확실성, 약관 조정으로 대응"
프랭크 슈미트 젠리 수석고문도 보험산업에서의 AI 도입에 따른 위험요소들을 정리했다. 그는 일단 보험이 성립되기 위한 전통적 조건으로 △개별 손실이 독립적이고 △발생 확률과 규모를 계량화할 수 있고 △손실이 제한적이며 △보험사가 가입자의 위험을 예측(비대칭성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AI 체계는 이 요건들을 모두 충족시키지 않는다. 신생 기술로서 충분한 경험적 사례들이 쌓이지 않아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위험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수치화 자체가 불가능하다가는 게 가장 큰 맹점이다. 자연히 '예측'도 어려워지게 된다.
특히 AI 관련 위험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급격히 확대된다. 연결이 촘촘하기 때문이다. 슈미트 고문은 "(같은 AI를 쓰는) 여러 기업들의 계약을 인수하게 되면 시스템 전체의 위험을 안게 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위험을 평가할 땐 고립된 위험이 아닌 전체 포트폴리오를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슈미트 고문은 결국 보험 약관을 손보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면책조항이나 보상 한도를 세밀하게 설계하는 방식이다. 그는 "런던 보험시장에선 특정 인프라의 장애를 명시해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도 만들어놨다"며 "보험료 조정만으로는 고위험 고객들만 남는 '역선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면책 특약 등을 설정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제시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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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홍예지 조은효 김태일 박문수 서지윤 이현정 임상혁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