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압박해온 '앵그리 트럼프' 입맛에 맞을까
청해부대 작전구역 2배 확대
수송로 안전·韓美군사협력 주목
임무에 '항행의 자유 수호' 추가
국민 보호·중동전쟁 불개입 강조
정부가 중동 해역 일대의 해상교통로 사수와 한미 군사동맹의 결속력 강화를 위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대폭 넓히고 첨단 전력을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
국방부가 '청해부대 파견 연장 및 작전 구역 확대 동의안 수정안'을 확정하고 국회 본회의 상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가운데, 이번 개편안의 국회 통과 여부는 원유 수송로의 실질적 안전 확보와 한미 간 핵심 군사 협력의 실효성을 가름할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또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로 '파병' 압박을 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설득 카드로 효과가 있을 지 주목된다.
5일 국방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의 수정안을 마련하고 다음 주 중 필요한 행정·정치적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16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 종료되는 기존 청해부대의 파견 시한을 감안할 때, 정부는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 승인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정안이 최종 통과되면 청해부대의 파견 기간은 내년말(2027년 12월 31일)까지로 연장된다.
이번 동의안 수정안의 핵심은 별도의 신규 부대를 파병하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면서, 기존 청해부대의 임무 무대를 호르무즈 해협 남단 인근인 오만 남방 해역까지 약 2배 넓히는 실리적 노선을 취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아덴만 일대(약 600해리·1111km)에 머물던 작전 반경은 호르무즈해협 인근인 오만 남방 해역(약 1200해리·2222km)까지 대폭 확장된다.
군 당국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최근 소말리아 인근 해적 활동이 2025년 11건에서 최근 36건으로 급증하는 등 정세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다국적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되면서 오만 남방 해역에 발생한 작전 공백을 메워 해상 보급로의 연속성을 차질 없이 확보하고 우리 국적 선박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춰 동의안 내 부대 임무 문구에도 기존 '우리 국민 및 선박 보호' 외에 '국제해상교통로 항행의 자유 수호'가 새롭게 명시됐다.
군사적 역량 강화를 위한 전력과 병력 규모도 대폭 증강된다. 파견 인원은 기존보다 75명 늘어난 최대 395명 규모로 확대되며, 현재 운용 중인 4400t급 한국형 구축함(DDH-II) 외에 해상초계기 1대와 수중 기뢰 폭발물처리반(EOD)팀, 무인수상정·무인잠수정 등 첨단 무인소해장비가 최초로 투입된다. 해상초계기는 아프리카 지부티 거점 기지를 활용해 작전 구역 외곽의 적대 세력 동향을 사전 탐지하고 현지 이동에는 약 3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다만 국방부는 이번 작전 구역 확대와 전력 증강이 중동의 특정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이란과의 전쟁에 관여 혹은 개입하는 것이 아닌,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및 경제적 이익 수호를 위해 내린 판단"이라며 "작전 지역을 오만 남방 이래로 한정해 이란 영토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직접적 탐지는 제한된다"고 선을 그었다. 해상초계기와 EOD 파견 역시 호르무즈 상황과 연계된 '우회 파병'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군 당국은 "향후 종전이나 당사국 간 합의 등 '허용적 환경'이 조성되고 국제사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국회 본회의 추가 동의 절차를 거쳐 호르무즈 해협 등에 투입될 가능성에 사전 대비하는 차원도 배제하진 않는다"고 밝혀, 한미 군사 파트너십의 기여 요구가 본격화될 상황에 대비하는 다목적 포석임을 시사했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