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유럽 전역서 또 여객기 폭파 허위 위협 소동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소 27개 항공편 차질·전투기 출동하기도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인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 공항에서 승객들이 보안 검색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인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 공항에서 승객들이 보안 검색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5일(현지시간) 유럽 전역에서 최소 27개 여객기를 겨냥한 허위 폭파 위협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부 항공기가 비상 착륙하고 전투기가 긴급 출동하는 등 대대적인 항공 혼란이 일어났다. 이번 사태는 이번 주 들어 발생한 두 번째 대규모 연쇄 위협 사건이다.

AFP통신 등 외신은 아직 이번 위협의 주체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유럽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저비용으로 책임 추궁을 피하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에도 최소 7개 항공편과 크루즈선 1척이 유사한 허위 폭파 위협을 받았다.

이번 위협의 영향을 받은 덴마크, 폴란드, 루마니아 등은 과거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을 직접 비판한 바 있으며, 독일 역시 지난 8월 라이프치히 공항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었다. 영국은 미군 기지를 겨냥한 음모의 배후로 이란을 연계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이란 양국 모두 관련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항공 보안 전문 업체 디아미의 에릭 슈아우텐 대표는 "피해를 입은 국가 대부분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이라고 지적했다. 항공 위험 분석 업체 오스프리 플라이트 솔루션스 또한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작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개인적 불만이나 모방 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과 밀라노 말펜사 공항의 항공사 및 서비스 제공업체들에 '위협 보고'라는 제목의 e메일이 발송됐다. 자신을 자칭 '남성 국가 전사들'이라고 밝힌 발신자는 헬싱키와 더블린에서 출발한 항공기에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60분 뒤 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유럽 각국 항공편의 비상 착륙과 전투기 호위가 잇따랐다.
앞서 지난 3일 라이언에어 항공편 4개를 포함해 약 10개 항공편이 유사한 위협을 받아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이 잠시 폐쇄되고 로마에서 전투기가 출동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으나,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 여러 국가의 슈퍼마켓 냉동 시스템이 해킹으로 마비된 사건과 이번 항공기 위협 사건이 유사한 패턴을 띄고 있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항공 사이버 보안 업체 사이비에이션의 엘리란 알목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연쇄 위협은 운항 차질뿐만 아니라 국가 및 공항 당국의 대응 체계를 탐색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며 "주요 필수 서비스에 대한 연속적 방해 공작은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고 사회적 불안감을 증폭시킨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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