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개발 관련 중재국 제안 검토... 외교 물꼬 기대-NYT
[파이낸셜뉴스] 미국과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교착 상태의 외교적 노력으로 이란 전쟁에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미래를 다룬 중재국들의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협상 관련 전현직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몇 주간 강경 태도를 고수하던 이란이 핵 협상 재개 의사를 보였다며 전면전 재발을 막기 위해 카타르가 주도해 온 중재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당국자는 이란이 검토 중인 조항들이 "구체적인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지난주 테헤란에서 두 차례 협상을 진행하고 자국 수도 도하에서 세 번째 회담을 주최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쳐왔다. 카타르 측은 아르메니아에서도 이란 당국자들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카타르 주도 외교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패한 원인으로 이란과의 전쟁을 지목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밴스 부통령은 지난달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에게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직통 평화 회담을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 레자이 의장은 이 서한에 대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태도를 바꾼 증거이자 이란 승리의 표식"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에도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전면전에 가장 반대했던 인물로, 전쟁이 지역적 혼란과 막대한 인명 피해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밴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본인 모두 협상을 통한 타결 가능성에 긍정적"이라며 진전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번 외교적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 등 경제적 핵심 요충지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휴전에 합의하며 핵 문제 논의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추진했으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수개월간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최근 양국 간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카타르 중재진이 막판 중재에 나선 것이다.
레자이 의장은 공개적으로는 동결 자산 해제, 석유 제재 및 봉쇄 해제 없이는 핵 협상이 없다고 밝혔으나, 비공개 자리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모하마드 바케르 갈리바프 의회의장 등과 함께 카타르 측과의 협상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전량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란 측은 우라늄의 국외 반출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대신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하에 자국 영토 내에서 우라늄을 희석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IAEA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이란은 약 44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소수의 핵무기를 제조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NYT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이란 양측은 잔여 쟁점을 줄이기 위해 중재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무력 사용 재개 위협과 외교적 해결책 모색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걸프 지역 국가들 역시 미국의 재공격으로 인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자국 경제에 미칠 치명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마나마 대화 안보 회의에서 "우리 지역에서 또 다른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장기화된 위기가 외교적·정치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