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저장고 45m 사일로에 그린 현대건설 80년…서산 간척지 랜드마크로
현대서산농장 미곡종합처리시설 외관에 슈퍼 그래픽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15층 높이의 쌀 저장고가 현대건설의 80년 가까운 역사를 펼쳐 놓은 대형 화폭이 됐다.
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충남 서산시 부석면 현대서산농장 안 미곡종합처리시설(RPC)의 사일로 외관에 슈퍼 그래픽을 입혀 지역 랜드마크로 꾸몄다.
이 시설은 서산 간척지에서 거둔 쌀을 도정하고 가공하는 곳이다. 저장 사일로 6기와 조절 사일로 6기, 정미소, 수납실, 창고로 이뤄져 있다. 높이 45m인 저장 사일로에는 쌀을 2만t 넘게 보관할 수 있다.
그래픽의 중심에는 나무가 있다. 가장 큰 저장 사일로 가운데에 초록 들판 위로 크게 자란 나무를 그렸고, 나머지 저장 사일로와 조절 사일로에는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푸른 바탕 위에 현대건설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 사업을 채워 넣었다. 회사 CI의 삼각형 모양과 대표 색을 써 기업 정체성을 드러냈고, 브랜드 이야기가 하나의 연대기처럼 이어지도록 했다.
둥근 사일로의 특성을 살려 바라보는 방향마다 다른 장면이 보이게 했다. 천수만 쪽에서는 전쟁 뒤 나라 재건의 상징이던 한강 인도교 복구공사와 전국 일일생활권 시대를 연 경부고속도로 공사가 선으로 그려져 있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있는 태안군과 현대모비스 서산 주행시험장이 있는 부남로 쪽에서는 서산 간척공사와 남북 협력의 물꼬를 튼 서산 한우 그림이 보인다. 아산연수원 쪽에서는 국내 첫 해외 원전 공사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과 길이 36.1㎞의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를 볼 수 있다. 곡물을 보관하는 시설인 만큼 유해 물질을 줄인 친환경 도료를 골랐고, 작업 기간도 10주 안으로 줄였다.
서산 간척지는 정주영 창업회장이 '땅은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유산'이라는 믿음으로 천수만 바다를 약 1만6000㏊의 땅으로 바꾼 대규모 국토개발 사업이다. 국토 면적을 1% 늘린 이 공사는 지금도 현대건설의 기업 철학을 담은 대표작으로 꼽힌다. 1979년 착공한 공사의 백미는 1984년 최종 물막이다. 전체 6400여m 방조제 가운데 물살이 거세 막지 못하던 마지막 270m 구간에 길이 322m의 폐유조선 '천수만호'를 가라앉혀 물길을 막았다. 이 '유조선 공법'으로 최종 물막이 공사를 이틀 만에 끝내고 공사비 290억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간척지는 1988년 완공돼 기계화 영농단지로 바뀌었다. 현대건설은 1947년 5월 25일 '현대토건사'로 출발해 내년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현대건설은 이 시설 외에도 정 창업회장의 숙소를 고친 아산기념관과 직원 연수·숙박시설 등을 서산농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을 위한 헤리티지 투어를 따로 열어 신입사원 온보딩과 기업 DNA 교육 현장으로 쓰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내년 현대건설의 창립 80주년을 맞이해 정주영 창업회장의 신념이 담긴 서산을 현대건설의 역사와 도전정신이 살아 숨 쉬는 상징적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은 다양한 시도와 콘텐츠 개발을 통해 기업 가치와 지역 상징성을 함께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