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역풍에 앤스로픽 IPO 11월 상장 먹구름
투자자들은 1.5조弗 몸값 과하다고 압박
[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 증시 최대어로 꼽히며 기대를 모았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11월 기업공개(IPO)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AI 관련주 폭락과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이 앤스로픽의 높은 몸값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모가 하향 조정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5일(현지시간) 외신들은 앤스로픽의 IPO 투자자 논의 사정에 밝은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앤스로픽이 당초 예정됐던 다음 주 딜 투자설명회를 제때 진행하고 11월 내 상장을 완료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앤스로픽 참여 조건으로 더 매력적인 기업가치 산정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거론된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 규모의 기업가치에 대해 대다수 투자자는 시장의 기대치 최상단에 위치한 과도한 수치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앤스로픽의 분기별 손실 기록과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파트너십 지출을 감안할 때 더 큰 공모가 할인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앤스로픽의 1조5000억달러 몸값 달성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보도하며 이 같은 투자자 기류를 뒷받침했다.
이번 상장 차질 우려는 미국 중간선거 직후 이틀간 이어진 AI 관련 시장의 대규모 매도세와 맞물려 있다. 선거 결과 다수 주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을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되며 AI 산업에 대한 정치적 반대 기류가 가시화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시장 불안을 더욱 부채질한 것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속도 조절 움직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네비우스, 아이렌, 엔스케일 등 네오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의 일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감독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 여파로 네비우스와 아이렌, 코어위브 등의 주가가 급락했으며, 이들 기업은 지난 1개월 동안 시가총액의 절반을 날렸다.
여기에 코어위브와 스페이스X의 신용부동의무(CDS) 프리미엄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채권 시장에서도 부도 위험 우려가 고조됐다. 신용평가사 트루이스트 자문 서비스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테크 시장에서 일종의 '매수 파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한 달간 테크 업종의 성과는 2002년 5월 이후 가장 극심한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앤스로픽의 IPO 일정이 연기될 경우, 최근 위축된 AI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또한 빅테크 기업 비중이 높은 미국 증시 전반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앤스로픽이 10월 중 최대 2조달러의 가치 평가를 목표로 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유동성을 원활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될 때까지 앤스로픽이 1000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공모를 연기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체리 레인 인베스트먼트의 리처드 메클러 파트너는 "이들 기업이 미래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결국 상장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비상장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이 오랫동안 지나치게 높아졌던 만큼 당분간 일정 부분 조정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