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외압 허위답변' 前 국방부 간부 1심 선고유예
[파이낸셜뉴스] 해병대 순직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 허위 답변자료를 작성해 제출한 전직 국방부 간부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이 함께 기소된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에서 피고인 일부에 대해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6일 오후 공전자기록 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 행사 혐의로 기소된 유 전 국방부 기획관리관과 이 전 국방부 기획관리관실 조직총괄담당관에 각각 징역 6개월과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피고인의 죄책이 비교적 무겁지 않은 경우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이들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확산하던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등의 질의에 허위 답변서를 작성해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국방부가 해병대수사단을 비롯한 군사경찰 조직 개편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음에도 국회에는 "군사경찰 감축이나 조직 개편을 검토한 바 없다"는 취지의 허위 답변 내용을 정부 정보시스템에 입력해 제출했다가 특검 수사에서 적발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공전자기록 위작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군사경찰 조직 개편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사실이 있음에도 국회에 검토한 바 없다고 답변한 것은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국회에 제출한 전자파일은 공전자기록에 해당하며, 피고인들에게 국회의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해서는 혐의를 배제했다. 국회에 답변할 당시 군사경찰 감축안이 내부적으로 이미 폐기된 상태였던 점을 감안할 때, 감축 관련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 부분까지 허위 사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앞서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지난 5월 결심 공판에서 "수사외압 의혹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국회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심각하게 방해했다"며 유 전 관리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이 전 담당관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피고인들이 해당 답변 자료 작성을 상부의 지시에 따라 수행한 점, 관련자 간 형평성 등을 두루 참작했다"고 밝혔다. 실무자로서 상부의 지침을 이행했던 사정과 공직 수행 이력 등을 감안해 실형이나 집행유예 대신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 등 12명이 일괄 기소된 수사외압 본류 재판에서 변론이 먼저 끝난 실무진에 대해 일부 분리 선고다. 법원이 국회에 대한 허위 보고 행위의 위법성을 공식 인정함에 따라, 현재 같은 재판부에서 계속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 등 핵심 지휘 라인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