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분 내 폭발" 유럽 뒤덮은 폭탄 협박…항공기 비상착륙에 방송사까지 대피 소동
유럽 전역서 이틀째 여객기 수십 편 대상 동시다발적 폭발물 위협…전날에만 최소 27건
50여 개국 정상 모이는 EPC 앞둔 아일랜드, RTE 등 주요 언론사 18곳 폭파 협박 받아
위협 모두 허위 판명됐으나 유럽 사회 혼란 극심…일각에선 "러시아 하이브리드 공격" 의심
[파이낸셜뉴스] 유럽 전역을 오가는 여객기와 각국 주요 공항, 언론사를 겨냥한 폭탄 위협이 잇따르면서 항공편이 회항하고 방송국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이번 주 들어 최소 35대의 여객기가 폭발물 위협을 받았다. 전날 하루에만 27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6일에도 체코 프라하(최소 8편), 프랑스(4편), 포르투갈, 불가리아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위협이 이어졌다. 체코 프라하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던 위즈에어 여객기는 폭탄 위협에 베네치아로 우회 착륙했고, 포르투갈 리스본과 덴마크 코펜하겐 등 주요 공항에는 폭발물 처리반과 무장 경찰이 투입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기내 수색 결과 실제 폭발물은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으나 여객기 비상착륙과 전투기 출격 등으로 인해 항공 교통은 극심한 차질을 빚었다.
테러 위협은 항공기를 넘어 언론사로까지 번졌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는 이날 공영방송 RTE와 민영 라디오 뉴스토크 등 18곳의 언론사에 폭발물 협박 이메일이 무더기로 발송됐다. RTE 측은 "'45분 안에 폭탄이 터진다'는 이메일을 받았으며, 발신자는 자신들이 전날 유럽 항공사 위협의 배후라고 주장했다"라고 밝혔다. 위협 직후 무장 경찰이 출동해 직원들이 대피하면서 RTE 방송은 한 시간 넘게 중단됐다.
특히 아일랜드 당국은 오는 12일 5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와 비공식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어 경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변칙적인 방식으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라며 "책임자를 찾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각국 수사 당국은 연이은 허위 폭탄 위협이 혼란과 불신을 조장하려는 러시아 측의 하이브리드 공작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앞서 위협 이메일 다수에서 러시아 극단주의 단체인 '남성 국가(Male State)'의 서명이 발견된 바 있으며, 최근 발생한 슈퍼마켓 냉장 설비 및 혈액은행 해킹 사건 역시 러시아 소행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모든 일에 러시아를 연루시키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