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사업보고 누락 14곳 허가 취소한 서울시…오세훈 후원자 설립 '공생학교'는 검사 0건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시, 비영리법인 허가 취소 30건 중 14건은 보고 의무 불이행
공생학교, 설립 이후 연간 사업보고 서류 제출 '전무'
윤건영 "오세훈 시장과 연관된 법인에만 다른 잣대 적용했나"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사업실적과 사업계획 등을 보고하지 않은 비영리법인 14곳의 설립허가를 취소한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가 설립한 법인에 대해서는 현장검사를 실시한 기록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법인은 2022년 설립 이후 2025년 해산을 결의할 때까지 연간 사업보고 서류를 한 차례도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다른 비영리법인에는 보고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도 김씨가 설립한 법인에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관리·감독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다.

8일 서울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소관 비영리법인 관리감독 및 검사실시 내역'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1년부터 올해 10월 13일까지 비영리법인 30곳을 설립허가 취소 명단에 올렸다. 이 가운데 14곳은 '사업실적 및 사업계획 등의 보고 불이행'이 취소 사유로 명시됐다.

지난해 11월 28일에는 사단법인 청년 김대중과 서울시민자치센터, 다른백년, 참여와나눔, 국민소통진흥협회, 영등포구·종로구의정회 등 12곳의 설립허가를 한꺼번에 취소했다. 이들 법인의 취소 사유에는 모두 '설립허가 조건 위반(사업실적 및 사업계획 등의 보고 불이행)'이 명시됐다. 지난해 2월 서울시옥외광고사협회와 2023년 4월 인디뮤지션협회도 같은 사유로 설립허가가 취소됐다.

비영리법인은 관련 법령에 따라 매 사업연도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다음 연도의 사업계획 및 수입·지출 예산서, 해당 연도의 사업실적 및 결산서, 재산목록 등을 주무관청에 제출해야 한다. 주무관청은 법인의 사무와 재산 상황을 감독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관련 자료 제출을 명하거나 소속 공무원을 통해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보고 의무 위반은 설립허가조건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허가조건 등에 따라 설립허가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

실제 서울시가 제출한 비영리법인 자료요구 내역에는 2022년 12월부터 올해 10월 13일까지 총 159건의 자료 제출 요구·안내 기록이 담겼다. 개별 법인에 대한 자료 제출 요청뿐 아니라 소관 부서별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한 일괄 안내 등이 포함된 수치다.

서울시는 자료 제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일부 법인에 대해서는 현장검사도 실시했다. 지난해 4월 1일 국가발전민족연합회와 자전거교통진흥원, 같은 달 3일 자전거교육어머니협회 등을 대상으로 법인 사무소와 활동 여부를 확인했다. 검사 사유는 모두 '자료제출 미이행'이었다.

같은 해 5월 19일에는 청년 김대중과 다른백년, 참여와나눔 등 13개 법인의 사무소 운영과 활동 여부를 점검했다. 서울시는 검사 사유로 '장기간 연락 두절 및 활동 내역 확인 불가'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12곳은 같은 해 11월 설립허가가 취소됐다.

반면 김한정씨가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 '공정과 상생(공생)학교'는 서울시가 제출한 비영리법인 검사실시 내역과 설립허가 취소 명단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자료요구 내역에도 공생학교를 개별적으로 명시한 기록은 없었다.

공생학교는 2022년 1월 19일 창립돼 2월 28일 서울시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11월 17일 해산했다. 창립부터 해산까지 약 3년 10개월 동안 연간 사업보고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윤건영 의원실 관계자는 "서울시 담당자에게 관련 경위를 별도로 확인한 결과 공생학교가 별도로 활동하지 않아 관련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공생학교는 오 시장과의 인적 연관성으로도 주목받아 왔다. 이사진에는 오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다수 참여했으며 오 시장은 2022년 3월 열린 공생학교 개교식에 직접 참석했다. 오 시장 측은 관련 인사들이 정식 절차를 거쳐 채용됐으며 특혜 채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건영 의원은 "사업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은 다른 비영리법인들은 설립허가까지 취소하면서 오세훈 시장과 연관된 인사가 설립한 법인에는 별다른 관리·감독 조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서울시가 특정 법인에만 다른 잣대를 적용한 것은 아닌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립허가가 취소된 14개 법인은 최소 3년 이상 사업실적과 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장기간 연락이 두절된 경우"라며 "공생학교에도 동일한 절차로 안내했으나 지난해 4월 해산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유선으로 전달받아 시정 요구나 설립허가 취소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 시장과 김씨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지만, 지난달 23일 항소심은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오 시장과 김씨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30일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며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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