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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밀란 수익 키운 美 스포츠펀드, 이번엔 일본 간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일본정책투자은행, 레드버드 펀드에 수십억엔 출자
당장은 인수보다 협업…팬·선수 IP로 수익 확대

AC밀란 수익 키운 美 스포츠펀드, 이번엔 일본 간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이탈리아 명문 축구단 AC밀란을 소유한 미국 투자회사가 일본 스포츠 시장에 들어온다. 구단을 사들이기에 앞서 일본 팀들과 손잡고 팬 데이터와 선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 기회를 찾는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은 스포츠·미디어 전문 투자회사 레드버드캐피털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조만간 수십억엔(약 수백억원)을 출자한다. 일본 주요 은행의 스포츠펀드 대규모 출자는 처음이다.

레드버드는 당분간 DBJ를 통한 일본 프로구단과의 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향후 일본 스포츠업계에 투자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2014년 설립된 레드버드는 2022년 약 12억유로(약 1조8236억원)에 AC밀란을 인수했다.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 잉글랜드 리버풀FC의 운영 회사에도 출자하고 있다. 운용 자산은 210억달러(약 28조6440억원) 규모다.

강점은 IP와 데이터를 활용해 팬을 확보하고 수익을 늘리는 데 있다. AI·데이터 분석 전문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AC밀란의 상업활동·라이선스 관련 수익은 인수 후 3년간 2.4배로 증가했다.

선수 개인의 권리를 사업으로 연결한 경험도 있다.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와 프로풋볼리그(NFL) 선수회와 함께 선수 초상권 등을 통합 관리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트레이딩카드와 게임 등에 사용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선수와 리그의 수익원을 넓혔다. 2022년까지 등록 선수가 1만명을 넘었다.

DBJ는 경기장 건설을 중심으로 한 지역 개발에 자금을 공급해왔다. 이번에는 글로벌 스포츠 투자회사의 경험을 일본 구단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일본 구단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기업 후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후원기업의 실적이나 국내 경기가 나빠지면 구단 경영도 영향을 받기 쉽다. 수익원을 늘려 안정적인 투자 여력을 확보하면 우수 선수와 감독 영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 스포츠 산업의 GDP 대비 비중은 2022년 기준 1.83%로 영국과 독일보다 낮다. 일본 정부는 당초 2025년까지 시장을 15조엔(약 129조1500억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 달성 시점을 2030년으로 미뤘다.

외부 자본을 받아들일 문은 조금씩 열리고 있다. J리그는 2022년 구단의 기업공개(IPO)를 허용했다. 다만 자본 유입이 지역 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별개의 과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펀드 주도의 구단 운영이 입장권 가격 상승과 지역 팬 이탈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본에서도 구단의 수익을 늘리면서 지역 팬들이 계속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운영 방식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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