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이 지우면 결혼하자더니"…임신중절 후 이별 통보에 고소까지 당한 여성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결혼을 준비하던 30대 여성이 남자친구의 설득으로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뒤 이별 통보와 주거침입 고소까지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남자친구의 안전이 걱정돼 집을 찾아갔다가 고소당했다는 것이다.

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과거 같은 회사에 다니던 남성과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을 준비했다.

남자친구 B씨는 잘생긴 외모에 옷도 세련되게 입어 직장 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에는 사내 연애를 부담스러워했지만, B씨가 여러 차례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하자 결국 교제를 시작했다.

연인이 된 뒤에는 B씨가 두 사람의 데이트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결혼 역시 B씨가 먼저 제안했다. 그는 "평생 함께할 사람을 만났다"며 예식장 예약까지 진행했다.

다만 결혼 준비 과정에서 B씨는 자녀를 갖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싶어 했다. A씨를 어머니에게 소개하는 일도 계속 미루면서 결혼 허락은 이미 받았다고만 말했다.

이후 A씨가 임신 사실을 알렸지만 B씨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A씨는 "테스트기에 두 줄이 나왔다고 하니 좋아하기는커녕 계속 한숨을 쉬었다"고 전했다.

B씨는 아버지가 될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로 임신한 여자친구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과일이 먹고 싶다고 부탁해도 남자친구가 들어주지 않아 눈물을 흘리며 직접 시장에 가 복숭아를 사 먹은 적도 있다고 했다.

B씨가 결혼 허락을 받았다는 말과 달리 그의 어머니는 두 사람의 결혼 계획조차 모르고 있었다. A씨가 직접 만났을 당시 어머니는 "결혼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며 결혼을 반대했고, 임신중절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를 설득하겠다고 약속한 B씨도 정작 A씨에게는 태어날 아이가 "누구에게도 축복받지 못할 아이"라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 임신중절을 원하지 않았던 A씨도 결국 남자친구의 설득을 받아들였다. B씨가 "아이는 나중에 갖고 일단 결혼부터 하자"며 결혼을 약속하자 이를 믿고 수술을 결정했다.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뒤 A씨는 죄책감과 상실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A씨를 위로하지 않았고, 여행을 떠나는 등 무관심한 태도를 이어갔다고 한다.

A씨는 남자친구에게 힘든 심정을 이야기할 때마다 수술을 스스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울면서 따지면 '네가 지운 거잖아. 내가 칼 들고 협박했어? 네가 선택한 거잖아'라고 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니 제정신으로 살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결혼 준비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B씨는 관련 대화를 피하면서 연락하는 횟수를 줄였고, 결국 A씨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했다. 이후 "더는 못 버티겠어. 앞으로 연락하지 마. 잘 지내"라는 문자도 보냈다.

이별 통보를 받은 A씨는 남자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그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관 비밀번호는 이미 변경된 상태였다. 전화와 초인종에도 응답이 없어 문손잡이를 당겨봤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B씨는 당시 A씨가 집을 찾아와 문손잡이를 당긴 행동을 문제 삼아 주거침입 혐의로 고소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A씨로부터 폭행과 괴롭힘을 당해 결별했다는 내용의 이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A씨에게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할 것을 권했다. 더 이상 B씨의 집을 방문하거나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집을 찾아간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상대방의 안전이 걱정돼 방문했을 뿐 주거에 침입할 의사는 없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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