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추격하는 中… YMTC "낸드 장비 최대 70% 국산화"
美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 대응
中 장비 국산화·생산능력 확대
'세계시장 주도' 삼전닉스 부담
기술 격차 축소까진 시간 필요
중국 반도체 업계가 자국산 장비를 활용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면서 글로벌 낸드플래시(낸드)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추격하고 있다. 중국 최대 낸드 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신규 3공장의 중국산 장비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인 데 이어 후속 4공장에서는 최대 7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속에서 자국산 장비를 활용한 생산시설 확충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온 글로벌 낸드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中 장비 국산화 최대 70% 추진
8일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YMTC의 기존 중국 우한 1·2공장에 적용된 중국산 반도체 장비 비중은 약 20% 수준이지만, 신규 3공장에서는 5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생산시설보다 중국산 장비 채택 비중이 30%p 이상 높아지는 셈이다.
후속 공장에서는 중국산 장비 도입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주요 외신에 따르면 YMTC는 우한 4공장에 도입할 중국산 반도체 장비 비중을 최소 60%에서 최대 70%로 설정하고 관련 업체들과 예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공장에서는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300단 이상 쌓은 고적층 낸드를 생산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대응해 해외 장비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에 자국산 장비를 50% 이상 도입하도록 비공식적으로 권고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공장은 장비 교체에 따른 비용과 수율 저하 위험이 크지만, 신규 공장은 설계 단계부터 중국산 장비를 적용할 수 있어 국산화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YMTC는 장비 국산화와 함께 생산능력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기존 1·2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97.9%에서 올해 1·4분기 98%로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완전가동 상태에 접어들면서 추가 생산시설 확보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YMTC는 올해 말 3공장의 초기 가동을 시작해 내년 말까지 월 5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등에 따르면 기존 1·2공장의 합산 생산능력은 월 20만장 안팎으로, 3공장에서 월 5만장의 생산능력이 추가 확보되면 전체 생산능력이 약 25% 늘어나는 셈이다.
■삼성·SK와 낸드 경쟁 확대 전망
중국의 장비 국산화와 생산능력 확대는 글로벌 낸드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중장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YMTC는 올해 2·4분기 전 세계 낸드 출하량 점유율 14%로 키옥시아를 제치고 처음으로 글로벌 3위에 올랐다. 2위 SK하이닉스(22%)와의 점유율 격차는 8%p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는 각각 중국 시안과 다롄에 주요 낸드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YMTC는 미국산 장비 반입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자국산 장비를 활용한 신규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장비 자립이 진전될수록 한국 기업과 중국 업체 간 생산시설 투자 여건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산 장비 도입 확대가 곧바로 기술 격차 축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고적층 낸드 양산에는 장비의 정밀도와 안정적인 수율 확보가 필수적이고,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에서도 제품 신뢰성과 고객사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장비 채택 확대는 자체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장비 자체의 기술력이 아직 충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양산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치고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YMTC의 자금 조달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YMTC의 모회사 CCSH는 최근 330억위안(약 6조70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당초 조달 자금 가운데 208억위안(약 4조2000억원)을 생산라인 고도화에 투입할 계획이었던 만큼 상장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시설 증설과 차세대 낸드 기술 개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임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