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이토록 허무한 붕괴는 예상 못 했다"... 90승 괴물 kt가 너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승률 0.647 압도적 1위 팀의 충격… 야구계 예상 뒤엎은 1승 4패 참패
외인 투수 전면 교체 및 포수 FA 보강 시급… 뼈아픈 실패 딛고 스토브리그 돌입
[파이낸셜뉴스] 야구계 그 누구도 이토록 허무하고 무기력한 붕괴를 예상하지 못했다. 2026시즌 정규리그에서 90승(승률 0.647)을 거두며 압도적인 지배력을 과시했던 KT 위즈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거짓말처럼 무너져 내렸다.
KT는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1-12로 대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2026시즌을 마감했다. 체력적 우위와 객관적 전력의 우세라는 모든 전문가의 예상을 비웃듯, 단기전에서 보여준 KT의 경기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올 시즌 KT의 행보는 마법 같았다. 주축 타자 강백호의 이적과 베테랑 내야수들의 은퇴 공백을 김현수, 최원준, 한승택 등 외부 영입으로 완벽하게 메웠다. 시즌 중반 외국인 투수 전원 교체(로건 앨런, 데이비스 대니엘)라는 승부수까지 띄우며 이강철 감독 특유의 '관리 야구'가 빛을 발했다. 7월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탄 KT는 2위 삼성을 8경기 차로 따돌리고 10월 5일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정 지었다.
하지만 약 한 달간의 긴 휴식기가 오히려 독이 됐다.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삼성을 상대로 체력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시리즈 내내 KT 선수단에서는 묘한 안일함이 감지됐다.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궜던 2021년 당시, 부상을 당하고도 목발을 짚고 더그아웃을 지켰던 주장 박경수의 '투혼'은 올해 찾아볼 수 없었다. 벼랑 끝 승부를 앞둔 절실함보다는 정규리그 1위의 자만에 취해 느슨해진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는 곧바로 경기력으로 직결됐다. 1차전에서 8-0으로 앞서다 7회 이후 7점을 헌납하며 진땀승(8-7)을 거둘 때부터 파국은 예견됐다.
삼성에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KT는 2차전 연장 12회 치명적 수비 실책으로 결승점을 내줬고, 3차전에서는 믿었던 선발 소형준이 2이닝 볼넷 5개로 자멸했다. 4차전에서는 팀 전체가 사사구 12개를 남발하며 완패했고, 5차전마저 무기력하게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선발진의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 야수들의 본헤드급 수비 실책, 그리고 무겁게 가라앉은 벤치 분위기가 빚어낸 총체적 패배였다.
충격적인 실패를 경험한 KT 프런트는 이제 잔혹한 스토브리그를 맞이해야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철저하게 실패를 맛본 두 명의 외국인 투수 교체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아울러 외야수 김민혁, 배정대, 내야수 김상수 등 내부 FA 단속은 물론, 가장 뼈아픈 약점으로 지목된 안방 전력 강화를 위해 박동원, 김태군, 최재훈 등이 나오는 포수 FA 시장 참전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정규시즌의 찬란했던 영광을 가장 참혹한 악몽으로 끝맺은 KT 위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붕괴'의 원인을 철저하게 복기하고 쇄신하는 것이 이번 겨울 최고의 과제로 떠올랐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