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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기서 자란 젊은 사자들과 '왕의 귀환' 최형우, 그리고 페덱… 달구벌 수놓은 완벽한 신구 조화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매닝 방출 결단→단기 대체 오러클린→에이스 페덱 영입… 프런트 승부수 적중
이재현·김영웅 젊은 피의 성장과 최형우 귀환… 완벽한 신구 조화 이룬 잇몸 야구
2년 연속 10개 구단 최다 관중 흥행 대폭발… 투자의 선순환이 V9 만들었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이종열 단장을 헹가래 치고 있다. 뉴스1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이종열 단장을 헹가래 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찬란했던 왕조가 무너진 폐허 속에서, 12년의 인고 끝에 새로 뿌리내린 후손들이 마침내 푸른 왕좌를 되찾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KT 위즈를 12-1로 대파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12년 만에 통산 9번째(V9) 대업을 완성했다.

정규시즌 2위로 출발해 압도적 1위 팀 KT를 꺾은 완벽한 '업셋' 우승이자, 2016년 개장한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거둔 역사상 첫 챔피언 축포다.

다시 정상에 서기까지 12년의 세월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2011~2014년 통합 4연패의 절대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은 2016~2017년 2년 연속 구단 사상 최저 순위인 9위로 추락하며 기나긴 암흑기에 빠졌다. 2021년 정규 1위 타이브레이커 패배, 202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좌절도 겪어야 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이 기나긴 암흑기를 끝낸 일등 공신은 왕조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피들의 성장과, 위기마다 빛을 발한 구단 프런트의 기민한 결단력이었다.

삼성은 내야 세대교체의 기수 이재현과 김영웅을 뚝심 있게 주전으로 키워냈다. 2024년 28홈런 거포로 성장한 김영웅은 4차전 역전 적시타로 가을을 지배했고, 2025년 입단한 루키 배찬승은 2차전 연장 혈투 속 세이브로 우승의 징검다리를 놨다.

여기에 현장과 프런트의 완벽한 톱니바퀴가 우승을 견인했다. 시즌 전 검증된 후라도와 디아즈를 잔류시킨 삼성 프런트는 새 외국인 투수 매닝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공식 등판도 전에 방출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어 단기 계약(오러클린)으로 전반기를 버틴 뒤, 8월 메이저리그 출신 크리스 페덱을 전격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대구=뉴스1) 안은나 기자 =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페덱이 우승을 확정짓고 포효하고 있다. 2026.11.8/뉴스1 /사진=뉴스1화상
(대구=뉴스1) 안은나 기자 =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페덱이 우승을 확정짓고 포효하고 있다. 2026.11.8/뉴스1 /사진=뉴스1화상

이 선택은 한국시리즈를 지배했다. 10일간 세 차례 선발 등판해 17이닝 295구를 던지는 괴력을 과시한 페덱은 5차전 원태인에 이어 등판해 4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헹가래 투수'의 영광을 누렸다.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자생력을 바탕으로 한 '흥행과 투자의 선순환'이었다. 삼성은 지난해(164만)와 올해(171만 7,050명) 2년 연속 10개 구단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며 폭발적인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 수익은 고스란히 선수단에 재투자됐다. 윈나우(Win-now)를 선언한 삼성은 과거 왕조의 4번 타자 최형우를 복귀시켜 타선 중심을 잡았고, 데이터 분석원과 QC 코치를 대거 확충하며 선진 야구 시스템을 현장에 뿌리내렸다.

"목표는 55패(승률 0.618)"라던 박진만 감독의 당찬 출사표는 12년의 한을 씻어내는 푸른 샴페인 폭포로 대구벌을 수놓았다. 기나긴 암흑기를 견뎌낸 사자 군단이 프런트의 치밀한 투자와 젊은 피의 비상으로 새로운 '삼성 왕조 재건'의 위대한 서막을 올렸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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