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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차전 잡고 5차전 안방서 끝냈다… ‘V9’ 삼성 왕조 부활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성, KT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
1차전 패배 후 4연승 파죽지세
강민호·구자욱 등 주전 부상 투혼
김지찬 등 젊은 야수들 공수 활약
정규 1위팀 꺾고 8년만에 ‘업셋’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이닝을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이닝을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구자욱이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5회말 홈인 후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구자욱이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5회말 홈인 후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12년의 기나긴 기다림과 인고의 세월이 마침내 눈부신 결실을 보았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이자 명가인 삼성 라이온즈가 온갖 부상 악재를 딛고 KBO리그의 가장 높은 자리에 다시 섰다.

삼성 라이온즈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쏠(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kt wiz를 12 대 1로 크게 꺾었다. 이로써 1차전 패배 후 내리 4연승을 내달린 삼성은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달성했던 '삼성 왕조'의 영광이 저문 지 12년 만에 이뤄낸 통산 9번째(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 포함) 우승이다.

특히 2016년 개장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쏘아 올린 역사상 첫 우승 축포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아울러 정규시즌 2위 팀이 1위 팀을 꺾고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것은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이후 8년 만에 기록된 짜릿한 '업셋'의 역사다.

삼성의 올 시즌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야심 차게 영입한 맷 매닝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토종 에이스 원태인마저 부상으로 합류가 늦어졌다. 지난가을 역투했던 젊은 피 이호성이 수술대에 오르는 등 마운드 곳곳에 균열이 생겼고, 야수진 역시 김성윤, 김영웅, 이재현 등 핵심 자원들이 번갈아 다치며 좀처럼 완전체를 가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자 군단은 무너지지 않았다. 주축의 이탈은 오히려 끈끈한 '잇몸 야구'를 태동시켰다. 마운드에서는 김재윤과 이승민이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고, 타선에서는 친정팀으로 돌아온 불혹의 베테랑 최형우가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박진만 감독의 '소통과 뚝심'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끝없는 부상 악재 속에서도 박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퓨처스에서 올라온 젊은 선수들에게 과감히 기회를 부여하며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선참과 후배 사이를 끈끈하게 이어주며 완벽한 원팀을 구축한 그의 지략은 정규시즌을 넘어 단기전인 가을 무대에서 더욱 견고한 시너지를 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삼성은 후반기 크리스 페덱의 합류로 동력을 이어가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다.

가을 무대에서도 부상 악령은 삼성의 뒤를 쫓았다. 구원왕 김재윤의 이탈에 이어, 주장 구자욱(햄스트링)과 주전 안방마님 강민호(옆구리)마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베테랑들은 부상을 안고 투혼을 불사르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선발 자원인 원태인이 불펜으로 헌신했고, 박승규, 김지찬 등 젊은 야수들이 공수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 혈투 끝에 넘고 올라선 한국시리즈. 압도적 1위 팀 kt wiz를 만난 삼성은 1차전을 내주며 코너에 몰리는 듯했다. 그러나 2차전 연장 12회 혈투 끝에 거둔 3-2 진땀승은 시리즈 전체의 판도를 바꾼 결정적 분수령이었다. 기세를 올린 삼성은 안방 대구로 돌아와 치른 3, 4차전을 잇달아 잡아내며 매직넘버를 '1'로 줄였고, 5차전에서 12-1 대승으로 길었던 여정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

대구 야구팬들의 열광적인 성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절대적 원동력이었다. 한국시리즈 25경기 연속 매진 대기록을 작성하며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푸른 물결로 수놓은 팬들의 뜨거운 함성은 부상으로 지친 선수들의 발걸음을 다시 뛰게 만든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완전체가 아니었기에 12년 만에 되찾은 왕좌는 더욱 빛났다. 끝없는 도전과 헌신으로 무장한 사자 군단이 KBO리그 역사에 새로운 '삼성 왕조 재건'의 웅장한 서막을 올렸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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