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닥공 외치지만 현장 곳곳이 암초… 공공주택 최대 6년 지연

최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토지보상·부지여건 등 착공 발목
사업승인 후 111곳 첫삽도 못 떠
사업 지연에 공사비·이자 부담↑
"보상 기간 줄여 공급 속도 낼 것"

닥공 외치지만 현장 곳곳이 암초… 공공주택 최대 6년 지연

최근 1년간 공공주택 건설 사업계획 변경승인 고시 10건 중 7건에서 사업 기간이 연장됐다. 사업비가 늘고 공급 가구 수가 줄어든 사례도 있었다. 정부가 공공주택 조기 착공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토지 보상 지연과 공사 여건 등으로 사업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8일 파이낸셜뉴스가 2025년 11월 6일부터 2026년 11월 6일까지 공공주택건설 사업계획 변경승인 고시를 분석한 결과, 전체 78건 중 정정 고시 2건을 뺀 76건 가운데 54건(71.1%)에서 사업 기간이 늘었다. 연장 폭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72개월(6년)이었다.

석문국가산업단지 B-3BL과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A-2BL·B-1BL 등 3곳의 사업 기간은 각각 6년 연장됐다. 성남중원은 70개월, 의정부우정 S-1BL은 54개월, 성남복정2 A-1BL은 50개월 늘었다.

전체 고시 78건 중 38건에 사업비 증액이 명시됐다. 사업비가 늘고 공급 가구 수가 줄어든 사례는 6건이었다.

성남복정1 C1BL은 공급 물량이 24가구 줄었지만 사업비는 약 197억원 늘었다. 부산명지2 A-6BL도 공급 물량이 82가구 줄었고 사업비는 약 572억원 늘었다.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3기 신도시에서도 토지 보상과 공사 여건이 사업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 남양주왕숙2에서는 A-1BL·A-3BL·A-6BL·A-7BL 등 4개 블록의 사업 기간이 16∼26개월 연장됐다. A-6BL은 토지 보상 지연과 공사 작업 일수 재산정 등을 반영해 21개월, A-7BL은 토지 보상 지연 등으로 16개월 늘었다.

남양주왕숙 A-24BL·A-25BL·B-17BL의 사업 기간은 각각 24개월, 3개월, 24개월 연장됐다. 안산신길2에서도 A-1BL과 A-6BL의 사업 기간이 각각 24개월, 22개월 늘었다. 토지 보상 지연과 연약 지반 처리 기간 반영 등이 변경 사유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착공 현황에서도 토지 여건이 주된 지연 요인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업 승인 후 착공하지 못한 물량은 전국 111개 지구에 걸쳐 20만9270가구였다.

이 가운데 토지 보상이나 기반시설 확보가 끝나지 않는 등 부지 여건으로 착공이 미뤄진 물량은 16만7283가구(79.9%)였다. 나머지 4만1987가구(20.1%)는 관계기관 협의 지연 등으로 착공하지 못했다.

공공주택은 사업 승인 이후에도 토지 보상과 관계기관 협의, 기반시설 조성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승인이 이뤄지더라도 토지보상과 관계기관 협의 등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착공에 들어가기 어렵다"며 "사업 초기 단계부터 지연 요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상 기간을 줄여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에서 토지 보상과 관련해 "왜 1년씩이나 걸리냐, 한 2∼3달 하면 되지 않나"라며 기간 단축을 요구했다. 지난 4일 서울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현장에서도 "공공이 하면 속도도 빨라지고 부정부패 소지도 줄어든다"며 공공 주도 사업의 장점을 강조했다.

토지 보상은 소유자의 재산권과 직결돼 행정 절차를 줄이는 것만으로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지나 지장물 소유자가 보상 평가액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주를 거부하면 협의가 길어질 수 있다. 보상이 끝난 뒤에도 주민이 퇴거하지 않으면 인도 소송과 강제집행 등 추가 법적 절차가 필요해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보상 이후에도 기반시설 조성과 지반 처리 등 착공에 필요한 공사 여건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3기 신도시 등 공공 주도 사업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보상 기간을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감정평가 과정에서 소유주들의 민원이 계속되기 때문에 절차를 단축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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